[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연세대학교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피부과 김지희·김제민 교수,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박창욱 교수 연구팀은 최근 안면 홍반 환자의 모낭충 밀도를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실제 의사의 진단 정확도가 유의하게 향상됨을 입증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최근 게재됐다.
안면 홍반(붉은 얼굴)은 주사(rosacea), 접촉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여드름, 루푸스 등 다양한 피부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안면 홍반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모낭충은 과도하게 증식할 경우 모낭충증을 유발할 수 있다. 모낭충증은 발적, 자극, 가려움, 염증 등을 일으키고, 다른 질환과 임상 양상이 유사해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모낭충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 표면 생검이나 피지 분비물 압출 검사를 통해 모낭충을 분리하여 밀도를 측정하는데, 이 방법은 반침습적이고 통증이 있으며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이에 연구팀은 환자의 임상 데이터와 얼굴 사진만으로 모낭충 밀도를 예측할 수 있는 AI 기반 모델을 개발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2016년 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세브란스병원과 용인세브란스병원에 안면 홍반 증상으로 내원해 모낭충 밀도 검사를 받은 환자 총 1124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진단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에서는 나이·성별·임상 증상·혈청 알레르기 지표 등 12개의 임상 변수를 얼굴 이미지 분석 결과와 통합해 모낭충 밀도를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DemodexNet)을 개발했다. 모델은 다시 두 가지 하위 모델로 구분된다. 'SE(Stacking Ensemble)' 모델은 전체 얼굴 이미지와 이마·코·양 볼·턱 등 7개 국소 패치를 딥러닝 기반 모델로 분석하는 방식이다. 'GMIC(Globally-aware Multiple Instance Classifier)' 모델은 고해상도 이미지에서 모낭충 감염과 관련된 영역을 자동으로 선택해 분석하는 약지도 학습 기반 모델이다.
연구팀은 DemodexNet을 수신기 작동 특성 곡선 아래 면적(AUROC) 지표로 분석했다. 이 지표는 AI 모델을 비롯한 특정 진단 도구의 정확도를 나타내는 통계 기법으로, 0.8 이상인 경우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 DemodexNet은 내부 테스트 데이터셋에서 0.823에서 0.865 사이의 우수한 예측 성능을 보였다. GMIC 기반 통합 모델은 0.865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였다. 특히 모델의 보조가 피부과 의사의 진단 정확도를 유의미하게 향상시켰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모델의 도움 없이 진단했을 때의 평균 진단 정확도는 63.7%였지만, 예측 결과를 참고한 후에는 70.6%로 상승했다. 민감도는 13.6% 향상되어 모낭충 양성을 놓치는 경우가 크게 줄었다.
의사의 경력에 따른 분석에서는 경력 2년 미만 저경력 집단에서 11.6%의 가장 큰 정확도 향상이 나타났고, 경력 8년 이상 고경력 집단에서도 5.8%의 향상이 확인됐다. 또한 사전 설문을 통해 AI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고 분류된 집단에서 AI 진단 보조의 긍정적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으며, 신뢰도가 높다고 해서 AI의 잘못된 예측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증가하지는 않았다.
김제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얼굴 사진과 임상 데이터만을 활용해 모낭충 밀도를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검증한 연구로, 인간-AI 협업 모델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향후 해당 모델을 모낭충 검사 장비가 없는 1차 의료기관이나 원격 진료 환경, 수련의 교육 등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양한 인종과 피부 유형을 포함한 다기관 공동 연구를 통해 모델의 일반화 가능성을 추가 검증할 계획이다. 또한 전향적 임상시험을 통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유용성을 평가하고, 더 많은 환자와 의료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앱 또는 웹 기반 서비스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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