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의 은퇴가 끝이 아닌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마침표를 찍은 외야수 오기노 다카시(41)가 올해 유럽리그에서 치고 달린다. 체코 브르노에 연고지를 둔 드라치 브르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드라치 브르노는 지난해 체코리그에서 4년 연속 우승한 강팀이다. 1972년 창단해 26차례 정상에 올랐다. 드라치 브르노는 구단 SNS를 통해 '일본프로야구 스타이자 그 세대를 대표하는 리드오프 중 한 명인 오기노 다카시 선수가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일본프로야구 안타-도루왕 출신이 불혹을 넘긴 나이에 낯선 곳에서 도전을 선택했다. 오기노는 지바 롯데가 코치직을 제안했는데 고사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의 스포츠전문지 스포츠닛폰과 인터뷰에서 "몸이 움직이는 한 계속해서 선수로 뛰고 싶었다. 항상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한다. 체코에서 잘하고 오겠다"라고 했다.
그는 "드라치 브르노로 이적은 내게 새롭고 자극적인 도전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자세에 강하게 끌렸다.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매일 전력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기노는 지난 12월 열린 한 행사에서 진로를 묻는 질문에 일본프로야구 타 구단이나 독립리그 이적을 부정했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가족과 함께 일본을 떠나 유럽에서 선수 커리어를 이어간다.
오기노는 사회인야구 도요타자동차를 거쳐 프로 선수가 됐다. 지바 롯데가 사회인리그에서 맹활약하던 그를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지명했다. '공수주' 능력을 모두 갖춘 1지명 선수답게 존재감을 보여줬다. 입단 10년차인 2019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웠다.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5-10홈런-46타점-28도루를 기록했다. 그해 퍼시픽리그 베스트9에 올랐다. 외야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2021년, 36세에 다시 불꽃처럼 타올랐다. '169안타'를 때려 최다안타 1위를 했다. 한 시즌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그는 또 '24도루'를 성공시켜 이 부문 최고령 타이틀을 품에 안았다. 두 번째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오기노는 지난해 고질인 오른쪽 무릎 통증 악화로 1군 경기에 나가지 못했다. 입단 1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 었다. 2군에선 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를 올렸다.
1146경기에서 통산 타율 0.283-1143안타-49홈런-320타점-260도루. 오기노가 지바 롯데에서 16년간 쌓은 기록이다.
지난해 12월, 오기노에 앞서 지바 롯데 에이스 출신 이시카와 아유무(37)가 네덜란드리그 이적을 발표했다. 지바 롯데가 코치직을 제의했으나, 오스터하우트 트윈스 입단을 결정했다. 그 또한 "현역 선수로 더 뛰고 싶다"고 했다. 일본 국내가 아닌 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이시카와는 오기노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사회인야구 도쿄가스에서 뛰다가 2014년 신인 1지명으로 지바 롯데 선수가 됐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데뷔 시즌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거두고, 2016년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 1위(2.16)를 했다. 개막전에 세 차례 선발등판하고 2017
년 WBC 일본대표로 활약한 지바 롯데 간판 투수였다. 그는 통산 197경기에서 79승66패, 평균자책점 3.49을 기록했다. 12년간 지바 롯데에서 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끝은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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