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도 귀가 있고 눈이 있기 때문에..."
두산 베어스 양석환에게 2025년은 평생 지우고 싶은 해가 될 것 같다. 72경기 타율 2할4푼8리 8홈런 31타점. 프로 데뷔 후 가장 처참한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긴 2군행에, 또 2군에 가 당한 불운의 사구 부상까지. 거기에 팀은 9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말았다. 양석환은 지난해를 돌이키며 "지우고 싶은 한 해"라고 잘라 말했다.
2021 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를 떠나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다. 이후 세 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팀의 주축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FA 자격을 얻어 총액 78억원 초대박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그 후 2024 시즌. 34홈런 107타점 시즌을 만들어버렸다. 홈런과 타점으로는 커리어 하이. 하지만 타율이 2할4푼6리로 급락했다. 30홈런-100타점 기록에만 몰두해 팀 플레이와 상관 없이 지나치게 큰 스윙만을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영양가와 연결되는 부분이었다.
그 여파가 지난 시즌에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양석환 스스로도 화려한 홈런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달은 듯 하다.
물론 양석환의 가장 큰 매력은 장타력인 게 맞다. 양석환은 "내 장점을 잃어버리지 않는게 우선이다. 하지만 나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 많이 듣고, 많이 봤다. 나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 올해는 신경을 많이 쓰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질문을 구체적으로 이어가봤다. 양석환은 "2할4푼 30홈런 100타점과 2할8푼 이상 타율에 20홈런 80타점 중 어떤 수치를 고르겠느냐"는 질문에 어떤 뉘앙스로 묻는지 눈치를 챘다는 듯 주저 없이 "후자 기록이 나와야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팀에 장타가 필요할 때는 그 부분에 집중을 하겠지만 내가 타격 전반에서 평균 이상의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젓하게 답했다.
결국 팀이 필요로 할 때의 팀 배팅 등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는 의지다. 오히려 그러면 양석환은 더욱 무서운 타자가 될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이 그랬다. 양석환은 2023 시즌 2할8푼1리 21홈런 89타점을 하고 78억원 대박을 터뜨렸다.
두산은 김재환이 팀을 떠났다. 그래서 양석환이 중심에서 무게를 잡아주는 게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 9위 아픔을 털어내려면, 양석환의 반등도 필수다. 일단 김원형 신임 감독은 주전 1루수로 양석환을 점찍어놨다. 양석환은 "감독님께서 그렇게 믿음을 주시니, 나도 더 열심히 해 꼭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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