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1층 기계실서 화재 발생 추정…주요 유물 옮길 준비 마쳐
연기·냄새 등으로 하루 휴관…"오늘 기계·설비 상황 전체 점검"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김예나 기자 =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23일 새벽 서울 경복궁 인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하 설비에서 발생한 불은 수 분 만에 꺼졌지만, 박물관 내부로 연기가 일부 유입돼 하루 휴관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38분께 박물관 지하 1층 기계실 일대에서 연기가 발생했다.
당시 화재 감지기가 작동하자 근무하던 당직자가 폐쇄회로(CC)TV로 상황을 확인한 뒤, 2시 44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공조기 과열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설비가 불에 탔으나 유물 피해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기계실의 가습기가 과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발화 후 (불이) 자체 소멸됐으며, 인명 피해나 문화유산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 40분께 현장 상황을 확인한 뒤 모두 철수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화를 다루는 박물관으로 국보 8점, 보물 336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766점을 포함해 총 8만9천234점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조선 왕조의 법궁(法宮)이자 대표 관광명소인 경복궁 권역 안에 있다.
화재가 발생하자 박물관 측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지하 1층 열린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을 옮길 준비를 마쳤고, 주요 유물의 상태도 점검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기계실의 연기가 열린 수장고 쪽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기계·시설을 점검했으며, 유물을 옮길 준비도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
허민 국가유산청장 역시 박물관을 직접 찾아 화재 현장과 유물 안전 여부를 점검했다.
허 청장은 "오늘 기계실과 관련한 업체를 모두 소집해 각종 장비, 시설물을 안전 점검할 것"이라며 "화재 대응 준비 등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소장품 피해는 없으나, 당분간 박물관 관람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화재가 발생한 지하 1층에는 궁중서화·왕실의례·과학문화 전시실이 있다.
박물관은 이날 하루 임시 휴관하고 화재 원인을 정밀 점검할 계획이다. 회화, 책 등 종이류 유물이 많은 특성상 잔불이 남아있는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허 청장은 "박물관뿐 아니라 국가유산청 전체 소속기관과 산하기관에 대해서도 일괄적으로 화재 대응 여부를 점검할 것"이라며 "유물과 관람객 보호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hyun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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