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솔직히 기분좋았죠. 저도 1라운드는 예상 못했거든요."
2026 신인 드래프트가 열린 9월 17일, 가장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은 1순위 박준현(키움 히어로즈)이었지만, 그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두산 베어스가 선택한 김주오다. 당초 톱2로 꼽히던 양우진(LG 트윈스)이 8순위까지 쭉쭉 밀리고, 1~2라운드는 대부분 투수로 채워지는 예년과 달리 2순위 신재인(NC 다이노스)을 비롯해 오재원(한화 이글스) 김주오, 박한결(키움)까지 1라운드에만 야수가 4명이나 뽑혔다.
그중에서도 마산용마고 출신 김주오가 안긴 충격이 컸다. 생각보다 순위가 더 높았을 뿐, 진작부터 상위픽이 예상됐던 신재인-오재원과 달리 김주오의 경우 팬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났다.
김주오 본인도 1라운드 7순위에 자기 이름이 불리자 귀를 믿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놀라고 긴장한 나머지 말실수를 해 주변을 빵 터뜨리기도 했다.
1m81, 94㎏의 당당한 체격에 어울리는 파워를 지녔다. 고교야구 기준에선 수비범위나 스피드도 손꼽히는 중견수다. 정수빈-조수행 이후를 준비하는 두산의 속내가 엿보인 픽이라는 평.
외국인 타자의 경우 케이브에서 카메론으로 바뀌었지만, 어차피 같은 외야 한자리다. 중견수는 부동의 정수빈이 유력하다.
반면 자원은 많지만, 좌익수 자리의 주인은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 특히 지명타자와 좌익수를 오가던 김재환이 예상치 못하게 SSG 랜더스로 이적하면서 그 빈자리를 두고 더욱 경쟁이 치열해진 모양새.
김민석 조수행 김인태 등 기존 경쟁 선수들에 김대한도 호시탐탐 넘보고 있다, '80억 유격수' 박찬호가 보강됨에 따라 이유찬이나 박지훈의 외야 아르바이트가 늘어나거나, 혹은 포지션 이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
여기에 신인 김주오가 도전장을 던졌다. 기존 선수들 대비 파워에선 한수 위라는 평가 속 스피드나 수비력, 어깨도 호평이다. 신인 드래프트 때만 해도 '깜짝픽', '홍대픽' 소리를 들었는데, 요즘은 '스틸픽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동주 선배님의 장외홈런보다 5㎝ 더 가는 홈런을 때리겠다'며 당돌한 출사표를 던지는가 하면, 팬들 앞에서 '김치찌개를 먹다가 / 주걱으로 밥을 먹는데 / 오메 머리까지 먹을 뻔'이란 독특한 삼행시로 웃음을 주는 등 벌써부터 스타성이 만발하다.
김주오 스스로도 자신을 둘러싼 화제성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사실 2라운드 초반 정도 예상했는데, 1라운드에 이름이 불려서 깜짝 놀랐어요. (삼행시는)미리 준비한 건데, 사실 AI의 힘을 빌렸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래도 신인다운 패기와 포부를 담아낸 다른 선수들과 달리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음을 감안하면 성공이라고 봐야할까.
닮고 싶은 선수로는 안현민을 지목했다. 김재환이 빠진 두산의 '괴물' 자리를 채우게 될까. 김주오는 "지금은 타율을 깎아먹으면서까지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3할 타율은 지키면서 기본은 하고 홈런을 많이 치고 싶다"는 속내를 전했다.
"지금 외야 한자리를 두고 경쟁구도인 것 같은데…데뷔 시즌이지만, 저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잡겠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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