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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16년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단 류현진은 여전히 류현진이었다.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야구 대표팀과 한화 이글스의 평가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2이닝 동안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는 완벽투를 펼쳤다.
피안타, 볼넷, 실점 모두 '0'. 탈삼진 1개를 곁들인 퍼펙트 피칭이었다.
총투구수는 19개. 직구 12개에 체인지업 4개, 커브 2개, 커터 1개를 섞었다. 최고 구속은 141~142㎞에 그쳤지만, 구위와 제구, 변화구 완성도가 돋보였다. 속도보다 움직임이었다. 체인지업에 타자들의 타이밍이 무너졌고, 내야를 벗어나는 타구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1회 선두타자 이원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요나단 페라자(2루 땅볼), 강백호(중견수 뜬공)를 처리했다. 2회에도 채은성(유격수 땅볼), 한지윤(3루수 직선타), 하주석(2루 땅볼)을 차례로 잡아내며 단 6타자 만에 순식간에 이닝을 삭제했다. 한화 타자들은 정교하게 제구된 공에 방망이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너무 빨리 끝난 2이닝. 류현진은 경기 후 불펜에서 21구를 추가로 던지며 예정된 투구 수를 채웠다. 몸 상태 점검과 실전 감각 확인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한 등판이었다.
경기 후 류지현 감독은 "계산된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구속은 141㎞ 정도였지만 무브먼트가 굉장히 좋았다"고 평가했다. 수치보다 내용이 좋았다는 의미다.
류현진 역시 담담했다. "첫 경기치고 괜찮았다. 지난해 이맘때보다 확실히 조금 더 좋다"며 "한 경기 더 던지고 대회에 들어가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친정 팀을 상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아는 선수들이라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웃었다.
대표팀은 류현진의 2이닝 퍼펙트 피칭과 김주원의 역전 스리런포를 앞세워 5대2로 승리했다.
16년 전,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 무대에 섰던 '코리안 몬스터'는 다시 시작 선에 섰다. 구속은 예전만 못할지 몰라도, 마운드를 지배하는 법은 여전했다. 중요한 건 전광판에 찍히는 숫자가 아니라 완성도라는 것을 류현진이 제대로 보여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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