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불륜관계를 협박해 돈을 뜯는 조직 범죄를 소탕한 경찰의 활약이 눈에 띌 전망이다.
2000년 6월. 불륜관계인 내연녀와 모텔을 다녀간 한 학원 강사는 "돈을 보내지 않으면 모텔에서 불륜한 것을 모두 폭로하겠다"는 의문의 전화 한 통을 받는다. 이상한 건 휴대폰이 아닌, 직장인 학원의 유선전화로 협박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경찰 수사 결과 이 모텔을 다녀간 후 협박 전화를 받은 사람은 총 50여 명, 전체 피해 금액만 무려 4천만 원에 달했다. 피해당한 커플은 불륜관계뿐만 아니라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모텔에 온 진짜 부부까지도 포함돼 있었다. 무작위로 모텔에 드나든 커플에 협박 전화를 한 범인은 과연 누구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고양경찰서에서 사건을 접수한 길상석 형사와 그의 선배 일명 '빠루 형사'는 대규모 조직범죄에 촉을 세우고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CCTV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범인이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용의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수사는 난관에 봉착하고, 전혀 진척이 없던 상황에 조사를 받던 피해자 중 한 명이 파격적인 제안을 해왔다. 에로영화감독인 피해자는 "제가 범인을 유인하면 어떨까요?"라며 범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함정수사를 제안했다.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인 두 형사는 범인 검거를 위한 시나리오를 완성한 후, 본격 함정수사에 돌입했다.
이지혜는 "범인 한 명을 검거하기 위해 캐릭터 설정부터 소품까지 디테일이 엄청나다"며 "범인이 함정에 걸려들지 않고는 못 배길 시나리오"라고 감탄했다. 안현모는 "범인에 대한 단서가 거의 없었던 상태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수사였다"며 "기발한 작전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범인을 잡아냈다"고 놀라워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함정수사에 직접 참여해 범인을 검거한 길상석 형사(파주경찰서 강력 5팀장)가 출연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계획했던 당시의 상황을 실감 나게 재연하고, 모텔판 보이스피싱을 벌인 범인의 수법을 전하며 경각심을 높였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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