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순간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한 대가는 계약 해지였다.
일본 프로야구(NPB) 히로시마 도요 카프가 하쓰키 류타로(26)와 계약을 해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하쓰키는 지난 1월 27일 마약류로 지정된 에토미데이트 성분 담배를 사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17일에는 히로시마 지검에 정식 기소됐다.
히로시마는 하쓰키의 체포 소식이 전해진 뒤 잠정 활동 정지 조치 및 굿즈 판매를 중단시켰고, 구단주 명의의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재판을 통해 실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결국 퇴단 조치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하쓰키는 일본 프로야구(NPB) 인간 승리의 표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m67의 프로 선수로는 작은 체구를 가진 그는 2018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로 히로시마에 입단했다. 입단 2년차엔 연습경기에서 안면에 공을 맞아 코뼈가 골절되는 불운을 겪었음에도 후반기에 1군 콜업돼 맹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듬해엔 오른손 유구골 골절로 부상하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으나, 기량이 향상되면서 지난해부터 1군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었다. 2025시즌 74경기 타율 0.295, 17도루를 기록하면서 올 시즌 주전 도약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간절함으로 쌓아 올렸던 이런 성과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하쓰키는 지난해 12월 중순 임의동행 형식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소변검사 결과 에토미데이트 양성 반응을 보였다. 당시 하쓰키는 일명 '좀비 담배'로 불리는 카트리지 형태 담배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체포 후 자택 수색 결과 에토미데이트를 포함한 카트리지 다수가 발견됐다.
하쓰키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현지 팬들은 댓글을 통해 '진짜 체포됐나', '거짓말이다', '뭔가 잘못됐다' 등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수사 결과 그가 좀비 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충격과 실망감에 휩싸였다. 하쓰키의 입단 동기인 나카가미 다쿠토는 자신의 SNS를 통해 '결심했다. 다음에 만나면 (하쓰키의) 뺨을 힘껏 때리겠다'며 '안되는 건 안되는 것이다. 계속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프로야구 세계를 스스로 놓아버리다니…'라며 분노와 안타까움을 동시에 드러내기도 했다.
에토미데이트는 해외에서 진정제, 마취제 등으로 쓰이며, 일본에선 마약류로 분류된다. 지속적으로 흡입하면 손발 경련으로 정상적인 보행이 곤란해진다. 주로 카트리지 형태로 흡입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좀비 담배'로 불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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