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25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개막 미디어데이'의 화두는 대전하나시티즌이었다. 12개팀 사령탑 중 무려 7명(중복 답변 포함)이 우승후보로 대전을 지목했다. '몰표'였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좋은 선수를 영입한 대전이 되지 않을까 싶다. 황선홍 감독은 부담스럽겠지만, 그 자리가 부담되는 자리다. 응원하겠다"며 웃었다. 정경호 강원 감독도 "투자하는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현석(울산), 이영민(부천), 이정규(광주), 주승진(김천), 유병훈(안양) 감독도 대전을 찍었다. '디펜딩챔피언' 전북은 4표에 그쳤다. 전북만 꼽은 이는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감독 한 명뿐이었다.
스포츠조선의 예상은 달랐다. 축구전문기자 9명의 예측을 종합하면, 2026년 K리그1의 판도는 전북-대전, '절대 2강'이다. 전북이 5표로 근소하게 앞선 가운데, 대전은 4표를 받았다. 2위에 포항의 이름을 적은 김가을 기자를 제외하고는, 모든 기자가 1, 2위 자리에 전북, 대전을 포함시켰다. 2017년부터 무려 9년간 이어진 전북-울산, '현대가 천하'가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북은 지난 시즌 리그와 코리아컵을 모두 거머쥐었다. 거스 포옛 감독이 갑작스레 팀을 떠났지만, 후임으로 김천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정정용 감독을 빠르게 선임했다. 최철순, 홍정호, 박진섭, 송민규, 전진우 등을 보내고 모따, 오베르단, 박지수, 김승섭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도 크게 달라졌다. 변화의 폭이 워낙 큰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20년 만에 부활한 슈퍼컵에서 대전을 2대0으로 제압하며 전북은 역시 전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한 대전은 분명 대세다.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된 후 이어진 공격적인 투자가 열매를 맺고 있다. 전북, 울산 등 라이벌팀들이 감독 교체 등으로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인 가운데, 대전은 황선홍 감독의 굳건한 리더십을 중심으로 엄원상, 루빅손, 디오고 등을 영입하며 전력을 더 업그레이드했다. '별의 순간'을 잡았다는 평가다.
전북-대전을 위협할 대항마로는 서울과 포항이 꼽혔다. 9명 기자 모두 두 팀의 파이널A행을 예상했다. 다만 순위는 갈렸다. 서울은 3위 예상에서 4표, 포항은 4위 예상에서 5표를 받았다. 서울은 약점이었던 최전방과 골문에 후이즈와 구성윤을 보강한 데 이어, 김기동의 페르소나로 불린 송민규까지 더했다. 여기에 '특급 수비수' 야잔의 잔류로 방점을 찍었다. 스쿼드만 놓고 본다면 2강을 위협할 수 있는 후보다.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포항은 올 겨울 오베르단, 박승욱을 보냈지만, 박태하 감독 체제를 공고히 했다. 젊은 자원들이 대거 가세하며 더욱 역동적으로 변했다.
파이널A의 남은 두 자리는 울산과 강원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울산은 7표, 강원은 6표를 받았다. 지난 시즌 강등 위기에 몰렸던 울산은 겨우내 특별한 보강은 없었지만, 김현석 감독 체제로 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정경호 감독이 연착륙한 강원도 3년 연속으로 파이널A에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시즌 잔류한 안양, 승격팀인 인천도 2표씩을 받으며 6강 전쟁의 변수로 꼽혔다.
우승 예상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강등 전쟁'이다. 내년 K리그1이 14개팀으로 늘어나며 여유가 생겼다. 일단 김천과 연고가 만료되는 상무는 무조건 강등된다. 김천이 최하위가 될 경우 김천만 떨어지고, 김천 외에 다른 팀이 최하위가 될 경우, K리그2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김천을 제외한 11개팀들은 최하위만 피하면 살 수 있다. 12분의 1 확률에서 광주가 지목받았다. 7명이 광주의 최하위를 예상했다. 광주는 올 시즌 본체와도 같은 이정효 감독이 떠난 데다, 재정건전화 위반으로 새 선수 등록도 불가능하다. 승격팀 부천도 2표를 받으며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다.
물론 예상은 말 그대로 예상이다. 장기 레이스 속 수많은 변수를 어떻게 뛰어넘느냐에 따라 최종 순위가 갈릴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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