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국인 어머니를 위해."
한국 야구대표팀이 이번엔 제대로 한국계 외국인 선수 영입 효과를 볼 듯하다. 셰이 위트컴이 2026년 WBC 첫 경기부터 홈런을 펑펑 치며 한국의 11대3 대승을 이끌었다.
위트컴은 5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년 WBC' C조 조별리그 체코와 경기에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만점 활약을 펼쳤다.
위트컴은 저마이 존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과 함께 류지현 한국 감독이 공들여 뽑은 한국계 외국인 선수들이다. 모두 어머니가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어머니 나라를 위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은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현했고, 류 감독은 미국을 직접 찾아가 이들의 경기력을 살핀 뒤 확신을 얻고 최종 엔트리에 적어 넣었다.
위트컴은 2023년 마이너리그 홈런왕 출신이다. 그해 트리플A에서 23홈런, 더블A에서 12홈런을 쳐 총 35홈런을 기록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2024년 빅리그에 데뷔해 이제 조금씩 기회를 얻기 시작하는 선수다.
위트컴은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서 정말 영광이다. 코치님들과 선수들 다 만났는데, 정말 친절해서 좋았다"며 "(대표팀에 발탁됐을 때) 가족들이 다 기뻐했고, 특히 어머니가 가장 기뻐했다. 어머니는 한국 분이다 보니까 아들이 어머니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국은 2023년 대회에는 토미 현수 에드먼(LA 다저스)을 발탁했다. 역대 최초 한국계 외국인 국가대표 선수. 2루수 골드글러브 출신으로 기대가 컸는데, 타격이 문제였다. 에드먼은 대회 3경기에서 11타수 2안타(타율 1할8푼2리)에 그쳤다.
그래서 류 감독은 이번에 한국계 외국인 선수들을 더 신중하게 영입했는데,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
위트컴은 내야 모든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이날은 3루수와 유격수 수비 훈련을 받았다. 주전 유격수로 고려했던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부상으로 낙마한 가운데 김주원(NC 다이노스)이 빈자리를 대체한 상황. 3루수는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노시환(한화 이글스) 등이 있다. 김주원 김도영 노시환은 현재 KBO리그를 이끄는 주역들.
류 감독은 오사카 연습 경기에서 위트컴의 플레이를 지켜본 뒤 첫 경기에 주전 3루수로 출전시켰다. 김도영 노시환과 비교해도 수비는 안정적이고,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던 김도영을 무리시키지 않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기도 했다.
위트컴은 한국이 5-0으로 앞선 3회말 한국 대표로 첫 홈런을 신고했다. 볼카운트 3B1S에서 제프 바르토 5구째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했다. 6-0.
한국은 5회초 믿었던 카드 정우주가 테린 바브라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해 잠시 충격에 빠졌다. 바브라는 볼티모어 오리올스 트리플A 소속. 아예 못 맞을 타자한테 맞은 것은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일격에 자칫 한국이 쫓길 수도 있었다.
이때 반격의 흐름을 타려던 체코에 찬물을 끼얹은 게 위트컴이다. 6회말 1사 후 문보경이 사구로 출루한 상황. 위트컴이 좌월 투런포를 터트려 8-3으로 거리를 벌렸다. 체코의 사기를 확 꺾는 강력한 한 방이었다.
한국은 김도영 안현민 이정후 문보경으로 이미 핵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위트컴까지 가세하면서 핵타선에 더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한편 위트컴의 활약에 자극이 된 걸까. 10-3으로 앞선 8회에는 존스마저 좌월 솔로포를 터트리며 이번 대회 한국계 외국인 선수의 대활약을 예고했다.
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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