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제 KIA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선수 중 하나니까. 또 호주를 대표하는 선수기에 정말 열심히 하려 한다."
KIA 아시아쿼터 유격수 제리드 데일은 '2026년 WBC' 호주 국가대표로 발탁된 뒤 각오가 비장했다. 호주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KIA를 대표하는 선수가 된 만큼 WBC라는 큰 무대에서 활약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데일이 계속 그라운드에서 증명하고자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KIA가 그를 영입할 때 당시 여론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 KIA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이 선발이나 필승조가 가능한 투수로 아시아쿼터를 채웠는데, 안그래도 불펜이 불안한 KIA가 야수를 영입했으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만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아시아쿼터로 야수를 뽑는 게 부담스러운 것을 안다. 데일은 그냥 내야수가 필요해서 뽑은 것은 아니다. 수비 자세도 좋고, 공 던지는 것도, 치는 것도 다 좋게 보여서 뽑은 것이다. 수비도 잘하고, 국내 선수들과 함께하는 자세 같은 것도 일본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해서 그런지 확실히 좋은 것 같다"며 구단의 판단을 믿어주길 바랐다.
데일은 5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년 WBC' C조 조별리그 대만과 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득점에 기여할 상황은 없었지만, 부지런히 출루했고 안정적인 수비력도 보여줬다.
호주는 대만에 3대0으로 완승하며 또 한번 파란을 예고했다. 호주는 2023년 대회에서도 한국을 8대7로 꺾은 기세를 이어 호주 역대 최초로 8강에 진출하는 역사를 썼다.
데일은 경기 뒤 "공격과 수비 모두 좋았고, 결정적인 홈런이 제때 나와서 이길 수 있었다. 대만을 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대만은 정말 좋은 팀이라서 첫 경기에 신경 쓰이는 일을 없애고 싶었다. 이제 우리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남은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호주가 승리한 후. 한국은 이날 저녁에 체코를 만나 11대4 대승을 거뒀다. 비록 1번 지명타자로 나섰던 김도영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지만, 1회 문보경의 선취 그랜드슬램의 발판을 마련하는 선두타자 볼넷을 얻으며 제 몫을 다했다.
한국과 호주는 나란히 1승씩 챙겨 C조 공동 1위에 올랐다. 일본이 6일 대만과 대회 첫 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한국과 호주 모두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이변이 없는 한 일본의 조 1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 호주의 2위 경쟁이 치열할 듯하다. KIA는 데일과 김도영 중 한 명을 미국 마이애미까지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데일은 오는 9일 한국전에서 김도영을 만날 순간을 고대했다. 어쩌면 8강 진출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경기가 될 수 있다.
데일은 "한국전이 재미있을 것 같다. 팀 동료 김도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C조에서 좋은 팀 중 하나이기에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아직 도쿄에서 김도영을 만나진 못했다. 김도영을 만날 날이 기다려진다. 우린 좋은 친구고,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 아마 경기장에서 서로 마주하면 미소가 나올 것 같다"며 웃었다.
김도영은 역시 승리 후 "나도 (호주전이) 정말 기대된다. 호주도 만만치 않은 팀인 것을 정말 잘 알고 있다. 그때까지 최대한 폼을 끌어 올려서 최상의 컨디션에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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