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조금 부었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첫 경기 대승에도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주장 이정후가 수비 과정에서 왼발이 꺾이자 주저앉았다. 다행히 이정후는 잠시 발목 상태를 살핀 뒤 남은 경기를 다 뛰었는데, 7일 일본전까지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국은 5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조별리그 체코와 경기에서 11대4로 이겼다. 문보경의 그랜드슬램과 셰이 위트컴의 홈런 2방, 저마이 존스의 대표팀 첫 홈런까지 터지면서 손쉽게 체코를 제압했다.
한국의 WBC 첫 경기 승리는 2009년 대만전(9대0 승)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기쁨도 잠시. 주장 이정후의 몸 상태를 살펴야 했다.
이정후는 한국이 6-0으로 앞선 4회초 1사 1루 마르틴 무지크의 중전 안타를 포구하고 내야로 송구하려는 과정에서 왼발을 헛디뎠다. 순간적인 통증에 주저앉았을 정도. 다행히 툴툴 털고 일어나 벤치의 걱정을 덜긴 했다.
이정후는 경기 뒤 "잔디가 새 잔디이다 보니까 길고 많이 살아 있는 상태라 송구할 때 왼발이 박혀서 많이 꺾였다. 일단 경기는 할 수 있는 상태인데, 조금 부었다. 다행히 내일(6일) 휴식일이니 치료를 받으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국은 3년 전처럼 이정후에게만 의존하는 팀은 아니다. 김도영 안현민 등 젊은 강타자들이 성장했고, 류지현 한국 감독이 야심차게 데려온 한국계 외국인 저마이 존스와 셰이 위트컴의 활약도 기대감을 높인다. 존스와 위트컴은 체코전에서 홈런 3개를 합작했다.
이정후는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때부터 좋았던 타격감을 지금까지 유지하며 부지런히 출루, 대량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1회 문보경의 선취 만루포 이전에도 이정후가 1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치며 체코 선발투수를 흔든 영향이 컸다.
주장으로서 팀 사기를 잘 끌어올리고 있기도 하다. 이정후가 팀 세리머니 아이디어를 공모했고, 노시환이 적극적으로 2가지 아이디어를 낸 결과 8강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전세기를 타고 가자는 의미가 담긴 비행기 세리머니가 완성됐다.
이정후는 "재밌게, 즐겁게 하자. 그냥 웃으면서 너무 부담갖지 말고 즐겁게 하고 목표는 마이애미까지 가는 것이지만, 거기서 더 많은 경기를 할 수 있게끔 하자고 이야기했다. 다들 부담을 안 갖고 하는 것 같아서 지금처럼만 하면 좋겠다"고 했다.
타선에 화력을 더하는 것은 물론, 적극적인 플레이로 태극마크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 존스와 위트컴을 향한 감사가 이어졌다.
이정후는 "보시는 바와 같이 나도 느끼고 있고, 정말 고맙다. 같은 마음으로 이렇게 경기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뜻깊다. 해결할 때 해결해 주고, 또 분위기 같은 것도 좋게 밝게 만들어 주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한국은 7일 저녁 일본전을 치른다. 세계랭킹 1위 일본은 이변이 없는 한 조 1위가 유력한 상황. 그래도 현재 한국의 분위기가 좋은 만큼 한번 붙어볼 만한 여지는 생겼다.
이정후는 "오늘(5일)처럼 했으면 좋겠다. 일본이랑 하면 또 다른 분위기일 텐데, 그 분위기에 주눅 들거나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 잔디 때문에 오늘 그런 장면이 나왔는데, 선수들도 조심하고 오늘처럼만 하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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