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만전. 본선 1라운드 C조 1차전에 나선 일본야구대표팀 선수들은 '11번' 다르빗슈 유(40·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1루측 더그아웃에 걸어놓고 경기를 했다. 미일 통산 '208승'을 올린 레전드 다르빗슈는 대표팀 합숙훈련이 끝나고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일본대표팀, 사무라이재팬과 함께하고 있었다. 일본의 한 매체는 '선수들이 다르빗슈 유니폼을 만지면서 힘을 얻었다'고 했다.
2023년에 이어 출전하는 구원투수 오타 다이세이(27·요미우리 자이언츠) 등 일본대표팀 선수들이 다르빗슈 유니폼을 바라보며 인사를 했다. 마치 대선배 다르빗슈가 현장에 있는 것처럼 경의를 표했다.
기타야마 고키(27·니혼햄 파이터스), 소타니 류헤이(26·오릭스 버팔로즈), 다카하시 히로토(24·주니치 드래곤즈) 등 대표팀 합숙 캠프 때 가르침을 받은 투수들이 선배 유니폼을 가져왔다. 2022년 프로에 데뷔한 다카하시는 2023년 WBC 우승 멤버다. 기타야마는 일본대표 선수들이 빛나는 순간에 선보이는 '말차 세리머니'를 만들어 전파했다.
불혹이 된 다르빗슈는 존경받는 선배이자, 레전드, 리더다. 그는 2023년 WBC 우승의 주역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로는 유일하게 대표팀 합숙훈련부터 참가했다. 최연장자로 팀을 하나로 만드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다르빗슈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노모 히데오, 구로다 히로키에 이어
세 번째로 미일 통산 '200승'을 돌파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14~27일 미야자키 열린 합숙 캠프에 어드바이저로 참가했다. 후배 투수들에게 대화하고 교류하며 아낌없는 조언을 했다.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한 피치 클락 등 일본리그 선수들에게 낯선 규정 적응에 도움을 줬다.
다르빗슈는 지난해 10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번 시즌 내내 재활치료,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선수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51)이 특별한 직책을 만들어 참가를 요청했다. 일본대표팀은 다르빗슈의 11번 대표팀 유니폼을 준비해 예우했다. 지난 2023년 대회 땐 스즈키 세이야(32·시카고 컵스) 유니폼이 일본대표팀 더그아웃에 걸렸다. 스즈키는 당시 대표팀 합류 직전 부상으로 이탈했다.
본선 때도 대표팀과 동행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가족에게 가장이 필요했다. 다르빗슈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가족을 돌봐야 한다"라고 했다. 다르빗슈는 레슬링 선수 출신 야마모토 세이코와 재혼해 자녀 다섯 명을 두고 있다. 둘 사이에서 낳은 넷째 아들이 2022년 생이다. 육아를 위해 잠시 대표팀을 떠난 셈이다.
일본대표팀은 6일 난적 대만에 13대0, 7회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대회 개막에 앞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즈, 한신 타이거즈와 공식 연습경기에서 고전했지만 본선 시작과 함께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연습경기 2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오타니는 첫날 1번-지명타자로 출전해 1회 첫 타석에서 초구를 공략해 2루타를 터트렸다. 2회 만루홈런을 포함해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다르빗슈는 합숙 훈련 후 미국으로 출발하며 "마애이미에서 보자"는 메시지를 남겼다. 본선 1라운드를 통과하면 8강전부터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다. 대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일본대표팀이 본선 2라운드로 가면 다르빗슈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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