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무슨 이유로 심경에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 한 경기만 던지고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스프링트레이닝 캠프로 떠나겠다던 미국 대표팀 에이스 태릭 스쿠벌이 입장을 번복했다.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면 한번 더 던지는 문제를 고민 중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스쿠벌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조별 라운드 B조 2차전인 영국전을 마친 뒤 "지금까지 내 야구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결정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곳에서 이틀 동안 있으면서 최종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스쿠벌은 이날 영국을 상대로 선발등판해 3이닝 2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1회초 선두 네이트 이튼에 선제 솔로포를 얻어맞은 스쿠벌은 0-1로 뒤진 4회 교체됐지만, 미국 타선은 5회 이후 폭발해 결국 9대1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멕시코전과 이탈리아전을 남겨놓은 미국은 이변이 없는 한 8강에 진출한다고 보면 된다.
스쿠벌이 왜 마음을 바꿨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는 디트로이트 구단과 에이전트, 가족과 상의를 하겠다고 했다. 본인의 마음만 가지고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기는 하나, 미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 일이다.
이에 대해 MLB.com은 '미국 대표팀 클럽하우스의 일원으로서, 야구장이 떠나갈 듯 응원의 함성을 보내는 만원 관중 앞에서 던지는 것은 그가 이곳을 떠나게 하는 일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스쿠벌은 "그게 내 마음을 좀 바꿔놓은 것 뿐이다. 내가 미국인으로서 그라운드로 나가 던지고 경쟁하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 이 대회를 하기 위해 진정한 희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심사숙고하겠다"고 설명했다.
스쿠벌이 1회초 영국 리드오프 네이트 이튼에 홈런을 허용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결국 영국을 상대로 생애 첫 WBC 피칭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디트로이트 캠프로 돌아가는 일에 관한 생각이 이날 피칭을 하기 전과 후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스쿠벌은 "이런 감정을 느끼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한 번 선발로 던지고 캠프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그러나 분명 상황이 바뀌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대화를 해야하는 이유다.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스쿠벌은 이같은 입장을 WBC 중계방송사인 FOX의 켄 로젠탈 기자와의 경기 중 인터뷰에서 드러냈다. 로젠탈 기자가 "미국을 위해 한 번 더 던질 가능성이 있나?"라고 묻자 스쿠벌은 "지금 당장은 매우 어려운 질문이다. 당장 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마음이 흔들리고 있음을 나타냈다.
그리고 경기 후 현실적인 고민으로 등장하게 됐다. 미국 대표팀으로서는 스쿠벌과 또 다른 에이스 폴 스킨스가 우승할 때까지 함게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만약 스쿠벌이 미국 대표팀에 계속 남아 8강 이후 한 경기를 더 던지기로 한다면, 8강전(14일) 또는 준결승(16일) 등판이 가능하다. 즉 스킨스와 함께 미국을 정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긴장해야 할 나라는 물론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오타니 쇼헤이의 일본일 수밖에 없다. 두 팀은 승승장구하면 결승에서 만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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