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
영국과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경기에서 0-2로 뒤지고 있던 3회말 우중월 솔로포를 터뜨린 앤드류 피셔(밀워키 브루어스)는 더그아웃에 돌아온 후 푸른 재킷을 걸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다. 이윽고 주장 비니 파스콴티노가 작은 종이컵을 내밀자 피셔는 쭉 들이킨 뒤 포옹을 나눴다.
종이컵에 담긴 건 에스프레소. 2023년 대회 당시 더그아웃에 커피머신을 들여와 틈날 때마다 즐기던 이탈리아 선수단은 이번엔 이를 홈런 세리머니에 이용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프란시스코 체르벨리 감독은 브라질전에서 8대0으로 승리한 뒤 "이탈리아에선 하루에 커피를 20잔 정도 마시는 것 같다"며 "길을 걷다가 커피숍에서 지인과 담소를 나누고, 다시 길을 나서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그게 바로 이탈리아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물론 모든 선수가 커피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브라질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단테 노리(필라델피아 필리스)는 "난 커피를 좋아하지 않아 (에스프레소) 맛이 별로였다. 첫 잔은 '으악' 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두 번째는 좀 괜찮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이탈리아는 브라질을 8대0으로 꺾은 뒤 영국전에서도 7대4로 승리하면서 2연승으로 순항하고 있다. 남은 미국, 멕시코전에서 어떤 결과를 얻느냐에 따라 결선 라운드행이 판가름 난다.
홈런 때 커피를 택했던 이탈리아의 승리 세리머니는 와인 한 잔이다. 마일스 마스트로부오니(시애틀 매리너스)는 "팀이 하나로 뭉쳐서 승리를 축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운 좋게도 두 경기를 이겼다. 이건 작은 축하의 표시일 뿐"이라며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우리 모두에게 전통과 유산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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