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츠조선 김성원 기자]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삼성생명) 신화가 무너졌다. 36연승 무패 행진이 멈췄다.
안세영은 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유틸리타 아레나에서 열린 2026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결승에서 '만년 2인자' 왕즈이에게 0대2(15-21, 19-21)로 패했다.
사실 낙승이 예상됐다. 안세영은 왕즈이를 상대로 18승4패로 우위였다. 최근 무려 10연승 중이었다. 중국에서조차 '공안증'(안세영 공포증)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안세영은 통산 세 번째이자, 한국 배드민턴 단식 선수 사상 최초의 '전영오픈 2연패'에 도전했다. 한국은 과거 박주봉 정명희 길영아 등 전설적인 복식 스타들이 이 대회 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단식 선수가 2년 연속 정상을 지킨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세계랭킹 2위 왕즈이가 달랐다. 그는 첫 게임 1-3에서 4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바꿨다. 안세영의 끈질긴 추격에도 단 한 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고 기선을 제압했다.
두 번째 게임 역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으나, 13-13에서 왕즈이가 3연속 득점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안세영은 막판 16-20에서 3점을 몰아치며 1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마지막 대각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왕즈이는 승리가 확정되자 믿기지 않는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짓다 이내 관중석을 향해 포효했다. 10연패 사슬을 끊어낸 설욕의 순간을 만끽했다.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덴마크오픈 이후 이어온 무패행진을 36연승에서 마감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은 아쉽게도 날이 아니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상대 선수가 더 좋은 경기를 펼쳤다. 왕즈이 선수의 전영오픈 첫 우승에 축하를 전한다'며 '그래도 버밍엄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경기를 돌아보며 더 발전할 부분들도 많다. 경기장에서 함께해 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응원이 항상 큰 힘이 되고 저를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다음에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안세영의 아쉬움은 남자복식 '세계 최강'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 조가 달랬다. 세계 랭킹 1위 서승재-김원호(이상 삼성생명) 조는 결승에서 말레이시아의 아론 치아-소위익(2위) 조에 2대1(18-21, 21-12, 21-19)로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은 1986년 박주봉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김문수 이후 한국 선수로는 40년 만에 남자복식 2연패에 성공했다.
출발은 힘겨웠다. 첫 게임 내내 끌려가다 막판 18-18 동점을 만들었으나 연속 실점하며 기선을 내줬다. 2게임부터 반격이 시작됐다. 단 한 번의 리드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3게임에선 먼저 주도권을 넘겨줬다. 끈질기게 추격하던 한국 조는 3번의 동점 끝에 15-16 상황에서 파상공세로 3연속 득점을 올리며 역전극을 완성했다.
세계 랭킹 4위인 여자복식 듀오 백하나와 이소희(이상 인천국제공항)는 2024년 이후 3년 만에 전영오픈 금메달을 노렸지만 좌절했다. 백하나-이소희 조는 결승에서 중국의 류성수-탄닝(1위) 조에 0대2(18-21, 12-21)로 져 준우승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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