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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미안했으면, 천하의 류현진도 울었다…'참혹한 결말 피했다' 후배들 한번 더 기회 줬다

by 김민경 기자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이 승리하며 8강행을 확정했다. 경기가 끝나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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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얼마나 자책했으면. 천하의 류현진도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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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6년 WBC' C조 조별리그 호주와 경기에서 7대2로 이겼다. 한국이 8강 진출을 위해 필요했던 '2실점 이하 5점차 이상 승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기어코 충족시켰다.

류현진은 더그아웃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후배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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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8일 대만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안타(1홈런) 무4사구 3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회초 대만 4번타자 장위에게 선취 솔로포를 내준 게 유일한 흠이었지만, 대회 3경기 만에 처음 선취점을 뺏긴 한국 선수들은 우왕좌왕했다. 결국 경기 내내 대만에 끌려갔고, 연장 10회 승부치기 접전 끝에 4대5로 패했다.

류현진은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대만전을 위해 아끼고 아낀 필승 카드였다. 어쨌든 팀을 승리를 이끄는 임무를 해내지 못했으니 류현진은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2승1패가 아닌 1승2패가 되면서 선수들 전부 쫓기게 됐던 것도 사실이다. 또 WBC 21년 역사상 대만전 첫 패배라 충격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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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대만전을 마치고 "일단 경기에 져서 아쉽다. 경기에 지면 누가 좋았든 못했든 그런 것은 전혀 상관 없다. 우리가 진 것이기에 그 점이 아쉽다. 대만 타자들은 예전부터 힘이 좋은 타자들이었고, 알고 있었는데 또 하나의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 점이 아쉬웠다"고 했다.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대만의 경기, 2회초 대만 장위청에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한 뒤 이닝을 마친 류현진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8/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대만의 경기, 한국이 연장 접전 끝 5대4로 패했다.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한국 선수들의 모습.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8/

호주전에 나설 후배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게 류현진이 도쿄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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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우리 좋은 선수들이니까. 어느 정도 점수를 내야 하고, 실점을 적게 해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 급하게 생각 안 했으면 좋겠고, 본인의 실력대로 차분차분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후배들은 류현진의 마음의 짐을 덜어줬다. 선발 손주영이 1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하고,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가 팔꿈치에 불편감을 느껴 급히 교체되는 바람에 위기는 있었다. 2번째 투수로 등판한 노경은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소형준(2이닝 1실점)-박영현(1이닝)-데인 더닝(1이닝)-김택연(⅓이닝 1실점)-조병현(1⅔이닝)이 차례로 호주 타선을 억제해 2실점으로 버텼다.

류현진은 한국의 8강이 확정되고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고생한 주장 이정후를 껴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후배들 덕분에 류현진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한번 더 설욕투를 펼칠 기회를 잡았다.

이정후는 "나는 참사의 주역일 수는 있어도 왕조의 주역인 (류)현진 선배님도 계셨고, 또 후배들은 새로운 왕조를 또 써 내려갈 수 있는 친구들이기 때문에 그 기운이 강했던 것 같다"고 류현진에게 공을 돌렸다.

류현진은 2009년 대회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17년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WBC 무대에 복귀해 또 한국의 8강 진출 기적을 함께했다. 국가대표로 후배들과 보낼 어쩌면 마지막 시간이 연장됐다.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과 호주의 경기, 한국이 승리하며 8강행을 확정했다. 경기가 끝나자 환호하는 한국 선수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09/

도쿄=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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