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19 US오픈 챔피언 게리 우들런드(미국)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숨겨왔다고 고백했다.
우들런드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PGA(미국프로골프)투어에서 통산 4승을 기록 중인 그는 2023년 9월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반년 만에 투어에 복귀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왔고, 지난해엔 그 공로를 인정 받아 'PGA투어 용기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우들런드는 투어 복귀 후 자신과 싸워왔다고 고백했다. 그는 10일(한국시각) 미국 골프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응원과 사랑에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더 이상 사실을 숨기느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 나는 속으로 마치 죽어가는 것 같고, 거짓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는 수술 뒤 찾아온 PTSD 때문. 뇌수술 과정에서 신경 손상을 겪은 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불안감, 과도한 경계심이 원인이었다. 우들런드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에서 펼쳐진 PGA투어 프로코어 챔피언십 도중 경기를 중단했던 것을 회상하며 "스코어 기록원이 갑자기 내 뒤에 나타났다. 깜짝 놀라 캐디에게 '아무도 내 뒤에 오지 못하게 하라'고 말했다. 그 이후 시야가 점점 흐려지더니 기억이 나질 않기 시작했다. 스윙도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캐디는 '그만하자'고 했지만, 나는 경기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 상황을 이겨내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화장실에 들어가 한참을 울었다. 실컷 울고 난 뒤 경기를 마치고 대회장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또 "어느 날엔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며 울다가 눈물을 감추려 차로 달려가기도 했다"며 "더 이상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우들런드는 "의사들은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을 피하라고 권유했고, 골프도 그 범주에 속한다. 하지만 골프는 내 꿈"이라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누군가가 내가 고군분투하며 꿈을 이루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한다"며 "나도 다른 이를 돕고 싶다. 하지만 그 전에 나 스스로를 먼저 도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 인터뷰가 그 첫 걸음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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