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 투수들 다 나왔다 했는데…거기서 (안)현민이 타석이 오더라고."
3년전 쓰디쓴 좌절을 맛봤던 무대, '내 선수'들이 그런 아쉬움을 다시 겪지 않기만을 바랐다.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올해 드디어 미국(8강)을 가서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운명의 호주전에서 7대2로 승리, 2승2패 3팀(대만 호주 한국) 중 실점률에서 앞서 기적처럼 마이애미행 티켓을 따냈다.
바늘 끝처럼 보였던 경우의 수를 정확히 꿰뚫은 승리를 완성한 선수가 바로 안현민이다. 6-2로 앞선 9회초 볼넷과 상대 실책을 묶어 1사 1,3루 찬스를 잡았고, 안현민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마지막 7점째를 뽑았다.
WBC 대표팀에서 뛴 KT 선수는 총 4명. 고영표는 앞서 일본전 선발로 등판했었고, 소형준은 이날 2이닝 1실점(홈런 1), 박영현은 1이닝 무실점으로 자기 역할을 다한 뒤였다. 이강철 감독은 "아이고 현민아 여기서 못치면 역적된다 생각했는데, 초구에 잘 해결하더라. 정말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되새겼다. 앞선 호주의 실책 상황에 대해서는 "이정후가 인물은 인물이다. 실력은 물론 기세와 운까지 가진 선수"라며 웃었다.
8강에 이미 진출한 걸로 착각했던 미국 이야기가 나오자 혀를 찼다. 그는 "1988년에 마지막 국가대표로 나갔을 때 세계선수권이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그때도 생각보다 이탈리아가 야구를 잘한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이탈리아 남자들, 정말 잘생겼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강철 감독 입장에선 한층 더 각별할 수 있는 이번 2라운드 진출이다. 한국은 앞서 3번의 WBC에서 모두 1라운드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중 바로 직전 대회인 2023 WBC 때 지휘봉을 잡았던 사람이 바로 이강철 감독이다.
당시 한국은 대회 첫 경기였던 호주전에서 7대8 역전패를 당하며 시작부터 분위기를 구겼다. 이후 일본에게도 난타당했다. 체코와 중국을 잡아내며 2승2패는 찍었지만, 탈락은 피하지 못했다. 사령탑도, 선수들도 적지않은 마음고생과 후유증을 겪어야했다. 이강철 감독은 "그때도 이미 야구 인기가 많았지만, 지금 인기는 진짜 엄청나니까. 정말 잘됐다"며 진심으로 기뻐했다.
한국은 오는 14일 오전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8강전을 치른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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