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던 클레이턴 커쇼가 미국 대표팀에서 하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팬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마크 데로사 감독은 13일(한국시각) 캐나다와의 WBC 8강전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커쇼는 8강전 이후 대표팀에서 빠지고 그 자리에는 조 라이언(미네소타 트윈스)이 합류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13승을 거둔 라이언은 최근 허리 통증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표팀 합류가 이뤄지게 됐다.
커쇼는 지난 1라운드에서 단 한 차례도 등판하지 않았다. 11일 이탈리아전에서 8회 불펜 투구를 하며 어깨를 풀었지만, 등판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14일 열릴 캐나다와의 8강전에도 커쇼의 등판 여부는 미지수다. 데로사 감독은 "커쇼에게 기회를 주고 싶지만, 이기지 못하면 대회가 끝나는 중요한 경기"라며 "(등판)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경기 당일 컨디션을 지켜 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커쇼는 지난 5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1안타 2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내비쳤다. 직구 최고 구속이 87.4마일(약 141㎞)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커쇼는 데로사 감독의 요청에 의해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데로사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대표팀 합류를 권유했고, 커쇼는 고심 끝에 이를 승낙했다. 데로사 감독은 "2023년 대회를 치르면서 중요한 순간 활용할 수 있는 불펜 투수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60구 정도는 던져줄 투수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커쇼였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커쇼는 미국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처음에는 투수 코치로 합류해달라는 줄 알았다"며 "딱 열흘 동안만 던질 수 있도록 몸을 만들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자신의 현역 마지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이탈리아에 패해 3승1패를 하고도 1라운드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하자, 미국 현지 팬들은 데로사 감독에게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SNS 상에는 '불펜 투구가 커쇼의 현역 마지막 모습이라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왜 은퇴한 선수를 불러놓고 쓰질 않나'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탈리아의 도움을 받은 미국이 WBC 8강에 올랐지만, 여전히 데로사 감독은 커쇼 기용을 고민하는 눈치다. 은퇴 생활을 즐기다 사령탑의 요청을 받고 조국을 위해 참전했음에도 벤치에 앉아 있는 커쇼는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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