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미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오타니가 갑자기 고장났다. KBO 출신 왼손투수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일본 역전패 시나리오의 서막이 이렇게 올라갔다.
일본은 15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베네수엘라와 경기에 5대8 재역전패를 당했다. 5-2로 앞선 4회부터 타선이 급속 냉각됐다. 베네수엘라 세 번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2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헤이수스가 허리를 완전히 끊어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헤이수스는 2024년 키움, 2025년 KT에서 뛰었다. KBO리그 2시즌 통산 62경기 335이닝 22승 20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했다.
헤이수스는 2-5로 뒤진 4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1사 후 겐다 소스케에게 안타, 와카츠키 켄야에게 볼넷을 주며 흔들렸다. 1사 1, 2루 오타니 타석 대위기가 찾아왔다. 오타니는 이날 첫 타석 홈런, 두 번째 타석 고의사구를 기록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헤이수스는 오타니를 아주 절묘하게 요리했다. 초구 높은 코스에 싱커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2구는 커터를 바깥쪽 낮은 코스에 꽂아 다시 헛스윙을 잡았다.
연거푸 방망이를 헛돌린 오타니는 당황한 듯 타석을 벗어났다. 잠시 마음을 가다듬는 듯한 모습이었다. 소용은 없었다.
헤이수스의 싱커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면서 볼이 하나 올라갔다. 4구째 싱커가 몸쪽 높은 코스로 빠졌는데 오타니가 또 반응했다. 파울이 되면서 볼을 하나 손해봤다. 헤이수스는 5구째 커터를 완벽하게 제구했다. 오타니 방망이가 닿지 않는 곳으로 흘러나갔다. 오타니는 엉덩이가 빠지면서 완전히 무너진 스윙을 하고 말았다.
이번 대회 오타니의 첫 번째 헛스윙 삼진을 헤이수스가 잡아냈다.
베네수엘라 타선은 곧바로 반응했다. 5회초부터 일본 불펜에 균열을 냈다. 마이클 가르시아가 일본 두 번째 투수 스미다 치히로에게 2점 홈런을 폭발했다. 4-5로 따라붙으며 경기를 미궁 속으로 몰아넣었다.
헤이수스는 5회말을 삼자범퇴로 정리, 주도권을 베네수엘라 쪽으로 가져왔다.
베네수엘라는 6회초 일본 네 번째 투수 이토 히로미도 무너뜨렸다. 무사 1, 2루에서 윌리어 아브레유가 재역전 스리런 홈런을 대폭발했다.
베네수엘라는 8회초 일본의 실책으로 1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타니는 5-8로 뒤진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도 깨어나지 못했다. 뜬공 아웃되며 일본의 마지막 아웃카운트의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마이애미(미국)=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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