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 기록지 실화인가.
시범경기 선발 투수가 4이닝을 소화했다. 무실점. 대단한 기록이냐 할 수 있다. 피안타 1개. 4사구가 없었다. 잘했다고 할 수 있지만 시범경기다. 그런데 이 투수의 성적이라고 하면 또 얘기가 달라진다.
KIA 타이거즈가 설렌다. 이의리가 180도 변신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이의리는 4이닝 동안 46개의 공을 던지며 1안타 무4사구 4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KIA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이의리에 대해 "60~70개 투구를 생각하고 있다. 65개는 넘기지 않으려 한다. 4이닝을 소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의리에게 4이닝은 단 46개의 공이면 충분했다.
깜짝 놀랄만한 발전이다. 이의리는 2021년 1차 지명을 받고 KIA에 입단했다. 좌완 파이어볼러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고, 실제 기회도 많이 주어졌다.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10승을 하며 나름 보답을 했다.
하지만 장단이 명확했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지나치게 흔들렸다. 영점이 잡히지 않는 투구에 코칭스태프도 도저히 계산이 서지 않았다. 주자 채워 무사 만루 만들어주고, 삼진-삼진-삼진으로 끝내는 건 이의리의 트레이드 마크가 돼버렸다. 탈삼진은 많지만 영양가가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팠다.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돌아왔다. 올 시즌이 본격적인 새 출발이다.
이 감독은 "이의리가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스피드보다 코너워크를 강조했다. 연습할 때부터 엄청 신경을 썼다. 큰 변화를 이루기 위해 본인도 코칭스태프와 많은 얘기를 나눴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당장 흔들리는 경기도 있겠지만, 감독으로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다"며 달라진 이의리의 마음가짐을 칭찬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3이닝 4삼진 무실점 투구를 해 기대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습경기니 잘 던졌고, 또 돌아오겠지'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그런데 첫 시범경기에서도 완벽한 투구를 해줬다. 뭔가 자기 것을 확실히 찾은 느낌을 줬다.
KIA는 설렐 수밖에 없다. 네일-올러 원투펀치는 수준급이다. 하지만 토종 선발진이 약하다. 양현종도 힘이 많이 떨어졌고, 윤영철은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다. 김도현도 팔꿈치 문제로 잠시 휴업중. 2년차 김태형이 5선발 후보다. 그런 가운데 이의리가 강력한 축으로 성장해준다면, 양현종도 부담을 덜 수 있고 젊은 선수들도 한결 편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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