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이 패배 후 굴욕적인 기자회견을 견뎌냈다. 특히 중남미 외신들은 조롱에 가까운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이바타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묵묵히 대답했다.
일본은 15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서 베네수엘라에 5대8로 패배했다. 일본은 우승후보로 꼽히며 대회 2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메이저리거가 다수 포진한 베네수엘라의 화력에 일격을 당했다.
경기 후 패장 기자회견에서 외신들은 무차별적으로 이바타 감독을 공격했다. 특히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베네수엘라와 도미니카 공화국 매체들이 날을 세웠다. 일본 언론들도 딱히 이바타 감독을 감싸주는 모습은 아니었다.
첫 질문부터 투수교체 타이밍 직격탄이 날아들었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왜 4이닝 만에 교체했느냐는 것이다. 야마모토는 69구를 던졌다. WBC 8강전 투구수 제한은 80개다. 11개 남은 시점에서 새 이닝에 올라오면 이닝 중간에 투수를 바꿔야 할 위험이 도사린다. 교체타이밍은 근거가 충분했다. 하지만 이 외신기자는 "야마모토가 3회와 4회를 효율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런데 스미다 선수로 교체됐다. 스미다는 베네수엘라 타선에게 공략을 당했다"며 결과론으로 물고 늘어졌다.
이바타 감독은 "애초에 야마모토의 투구수를 60구 정도로 잡았다. 69구면 이미 한계치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매체는 "5회초까지 5-2로 앞설 때 이길 줄 알았느냐"고 물어봤다. 역전패를 당한 사령탑 입장에서 매우 거북한 질문일 수 있다. 이바타 감독은 "결코 마음을 놓지 않았다. 그저 베네수엘라가 정말 막강한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실감했다"며 상대 팀을 추켜세워주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질문들은 갈수록 급소를 겨눴다. "오타니를 투수로 올렸다면 막았을까?"라고 물어봤다. 애초에 이번 대회 오타니는 투수로 뛰지 않는다고 못을 박은 상태였다. 이바타 감독은 "잘 모르겠다. 그런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물론 나도 그가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자국 언론도 이바타 감독을 방어해주지 않았다. 한 일본 매체는 "상대 투수진이 까다로웠다고 하는데 일본 마운드도 문제가 있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바타 감독은 "결과는 어쩔 수 없다. 내가 마운드에 올린 투수들은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바타 감독은 불편한 심기를 꾹꾹 눌러담았다. 그는 마지막 질문에 답변한 뒤 모자를 벗고 미디어를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마이애미(미국)=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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