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미국)=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마두로 더비'가 성사될 것인가. 디펜딩챔피언 일본이 탈락하면서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듯했지만 새로운 시나리오가 완성 직전이다. 이변이 거듭되며 베네수엘라가 이번 대회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결승에서 미국과 붙는다면 정치 이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대결이 벌어진다.
베네수엘라는 17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 이탈리아와 격돌한다. 전날 열린 4강 1경기에서 미국이 도미니카 공화국을 꺾었다. 베네수엘라가 이탈리아를 떨어뜨리면 미국과 운명의 결승전이 열린다.
미디어의 관심 역시 당장 준결승전이 아닌 결승전에 집중됐다. 오마르 로페즈 베네수엘라 감독은 준결승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처음부터 관련 질문을 받았다. 취재진은 "만약 베네수엘라가 결승에 가면 상대는 미국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인 이슈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승리에 대한 동기 부여가 남다른가"라고 물었다.
베네수엘라는 라틴아메리카의 대표적인 반미 국가다. 특히 2013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집권하면서 사이는 더 나빠졌다. 미국은 지난 1월 급기야 무력을 사용했다. 군사 작전을 펼쳐 마두로를 직접 체포했다.
외교 관계는 스포츠에 흔히 투영된다. 스포츠가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리는 이유다. 당장 우리나라도 한·일전에 남다른 관심을 쏟는다. 포클랜드 전쟁으로 맞붙은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국가대항전도 전쟁이다. 2차 대전서 독일에 점령당한 네덜란드도 대표적인 앙숙이다.
물론 경기에 임하는 당사자들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말한다. 로페즈 감독 역시 "정치적인 문제라니요?"라며 민감하게 되물었다. 로페즈 감독은 "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 나는 야구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다. 정치적 상황에 관해서는 어떠한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직 준결승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결승전을 섣부르게 언급할 이유가 없다. 이탈리아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다. 조별리그에서는 미국을 잡았다. 8강에서는 WBC 준우승 2회에 빛나는 푸에르토리코를 격침했다. 베네수엘라는 이탈리아의 돌풍부터 잠재워야 한다.
로페즈 감독은 "우리에게 승리는 조국에 기쁨을 안겨주고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도전한다. 우리가 일본전에 보여드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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