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농구가 FIBA 월드컵 최종예선 출전을 위한 3주여의 브레이크를 마치고 23일 다시 시작된다.
팀당 2~4경기를 남겨놓은 시점, 예년 같으면 '봄 농구'를 할 팀이 가려졌을 시기지만 올 시즌은 최하위를 확정지은 신한은행을 제외하곤 1위부터 5위까지의 순위조차 확정되지 않은 대혼전의 상황이다.
KB스타즈와 하나은행이 엎치락 뒤치락을 하다 최근에서야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초박빙의 선두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데다,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지난 시즌까지 무려 13년간 단 한 차례도 2위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는 우리은행과 디펜딩 챔프 BNK의 동반 하락세까지 보태지면서 완전히 다른 구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조금 더 상황이 유리한 팀은 존재한다. 다만 우리은행을 제외하곤 팀별로 2~3명씩의 주전들이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르고 복귀를 하면서 이들의 체력이나 컨디션 여부와 함께 그동안의 브레이크 기간동안 얼만큼 알차게 준비했는지도 막판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라 할 수 있다.
정규시즌 우승 경쟁의 경우 남은 매직넘버 '2'를 남겨놓은 KB스타즈가 키를 쥐고 있다. KB스타즈는 23일 신한은행에 이어 27일 삼성생명을 연달아 꺾을 경우 역대 6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게 된다. 강이슬 박지수 허예은 등 3명의 국가대표가 차출, 브레이크 기간 중 완벽한 전술 훈련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쉽지만, 강이슬이 월드컵 예선에서 3점포를 무려 27개나 쏟아부으며 득점 전체 1위와 함께 올스타5에 뽑힐 정도로 초절정의 슛 감각을 유지한 것은 천군만마라 할 수 있다.
또 박지수와 허예은은 예선 5경기에 모두 나서 평균 20분 내외 플레이 타임에도 불구, 각각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에서 전체 6위와 1위로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을 발휘하고 한국의 1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며 한층 높아진 사기는 경기력 이상의 플러스 효과라 할 수 있다.
만약 KB스타즈가 2경기 모두 승리한다면 아쉽게 2위에 그친 하나은행은 4강 플레이오프 준비를 위해 남은 경기에서 굳이 전력을 다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 BNK, 우리은행이 펼치고 있는 4강 순위 싸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교롭게 하나은행은 이들 3개팀과 각각 한번씩 맞붙는다.
4강 싸움에선 삼성생명이 가장 우위에 서 있다. 역시 남은 3경기 중 2승만 보태면 자력으로 3위를 확정지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3경기 모두 승리한다면, 시즌 상대 전적에서 골득실차로 앞서는 BNK를 제치고 최소 4위 턱걸이가 가능하다. BNK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잡은 후 다른 팀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힘든 상황이다.
흥미로운 점은 3개팀 모두 번갈아 KB스타즈와 하나은행을 만난다는 것이다. 결국 1위가 언제 어느 경기에서 확정되는가에 따라, 3~4위도 결정된다는 얘기가 된다. 4월 8일부터 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에, 순위가 결정된 팀은 체력 세이브를 위해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가비지 타임'과 비슷했을 시즌 막판이지만, 적어도 올 시즌만큼은 마치 이런 구도를 예상한듯 짜여진 일정이 흥미진진 그 자체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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