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롭 맨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가 차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최 시기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19일(한국시각)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즌 중반 토너먼트 대회 개최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왔다. 만약 이를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이 이상적인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토너먼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사실상 WBC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06년 첫 발을 뗀 WBC는 이번 대회까지 5차례 모두 메이저리그 개막 전인 3월에 열렸다. 선수노조와 합의를 거쳐 빅리거 출전이 허용됐지만, 완전체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었다. 특히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각 구단의 셈법을 무시할 수 없었다. 투수의 경우 각 대표팀에 출전 및 이닝, 투구수 제한을 거는 게 일반적이었다. 선수들도 시즌 준비를 위해 대표팀 합류 제의를 고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막을 내린 미국-베네수엘라 간의 결승전에서 미국은 이런 제한 탓에 마무리 투수 메이슨 밀러(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쓰지 못했고, 베네수엘라의 오마르 로페즈 감독은 경기 당일 아침까지 "우리 투수를 쓰지 말아달라"는 '민원'을 들어야 했다고 고백했다.
WBC가 본격적인 흥행에 접어든 2023년 대회 이후부터 개최 시기 변경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각 구단, 선수에게 부담이 큰 시즌 전 대신 중반이나 시즌 뒤에 대회를 열자는 것. 하지만 시즌 뒤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 입장에선 '초과 근무'격인 WBC 출전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시즌 중반 개최는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으로 여겨진다. 시즌 전, 후에 비해선 선수나 구단 모두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국 대표팀을 맡았던 마크 데로사 감독은 "WBC를 여름에 개최하면 참가를 고사하는 투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경우 대표팀 소집 및 준비, 대회 진행 등을 고려할 때 한 달여의 시간이 불가피하다. 메이저리그 구단 뿐만 아니라 타국 리그와의 협조가 필수인 이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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