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새 시즌에도 판정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오히려 더 활활 타오른다.
22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대구FC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4라운드 전반 40분, 대구 공격수 김주공이 '원더골'을 넣었다. 대구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상대 골키퍼 구상민이 펀칭한 공이 페널티 아크 쪽으로 날아갔다. 김주공은 흘러나온 공을 잡아두지 않고 그대로 오른발 발리슛으로 공을 골문 우측 상단을 향해 강하게 날아갔다. 몸을 날린 구상민의 손에 맞은 공은 골대 맞고 골라인을 넘었다. 전반 14분 최예훈에게 선제 실점한 대구는 원더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경기를 관장한 정회수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한데 잠시 후 비디오판독실(VOR)과 교신하던 정 주심은 휘슬을 불어 돌연 득점 취소를 선언했다. 전광판에는 '공격자 파울'이라고 떴다. 골문 앞에서 공중볼을 경합하던 대구 수비수 김주원의 '공격자 파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김주원과 부산 공격수 김찬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밀고 당겼다. 공이 날아오는 방향으로 달려가는 김주원의 몸을 뒤에서 먼저 손으로 잡아 방해한 건 김찬이었다. 김주원은 견제를 뿌리치고 공을 향해 점프를 했다. 그 과정에서 김주원의 손이 구상민의 팔을 건드렸다고 심판진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골키퍼를 향한 차징'으로 득점을 취소한 것이다.
문제는 '절차'다. 정 주심은 VAR 온필드 리뷰를 통해 직접 영상을 보지 않고 김희곤 VAR 심판의 의견을 전달받아 판정을 번복했다. 정 주심은 김주원의 파울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득점 취소 후 이유를 따져묻는 대구 주장 김강산에게 '김주원이 양 팔로 감쌌다'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래서 더더욱 직접 영상을 확인했어야 한다. 득점 취소와 같이 경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판정을 번복하려면 일종의 '명분'이 필요하다. '온필드 리뷰를 통해 직접 확인을 했더니 공격자 파울이 맞다' 혹은 '온필드리뷰 결과 공격자 파울이 아니므로 골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한다'라는 식의 절차를 따랐어야 한다. VOR은 '판정 도우미'일 뿐이다. 경기장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판정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는 주심이다.
판정에 항의하던 김병수 대구 감독은 경고를 받았다. 득점 취소로 인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전반을 0-1로 끌려간 채 마친 대구는 후반 2골을 내주며 1대3으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판정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채 "경기감독관의 경기 평가서를 보고 싶다"라며 우회적으로 판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심판위원실은 해당 장면을 올바른 판정, 즉 정심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는 이미 경기가 끝난 마당에 판정 시비를 가를 생각은 없다. 다만 절차 상의 문제는 짚고 넘어가길 바란다. 왜 온필드 리뷰를 진행하지 않고 득점을 취소했는지 납득이 될 만한 설명을 듣고 싶다며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실에 질의서를 보낸 뒤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K리그는 2025년 각종 오심 논란으로 시끌시끌했다. 올해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나서서 클린한 K리그, 달라진 K리그를 약속했다. 지난달 심판정책발표회를 열어 오심 줄이기에 힘쓰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5라운드가 지난 현재까지 달라진 건 없어 보인다. 인천은 2라운드 광주전에서 명백한 오심 피해를 봤고, 강원은 4라운드 안양전에서 터치라인 아웃 여부를 비디오판독하는 어처구니없는 판정으로 인해 추가골이 취소됐다. 대전-전북전에서 전북 김영빈의 박스 안 핸드볼 반칙은 당시 노파울 선언됐지만 오심으로 판명났다. 하나같이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판정이었다. 일관성없는 판정, 심판들이 규정을 제대로 숙지했는지 의문이 드는 판단이 라운드마다 속출하고 있다. VAR도 제 기능을 하는지 의문이다. 축구계는 난리인데, 주말 라운드에서 판정 이슈가 발생할 경우 월요일에 즉시 설명하는 '먼데이 브리핑'은 시작하기도 전에 자취를 감췄다. 오심 여부를 궁금해하는 구단에만 알려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심판 사정을 잘 아는 한 축구인은 "문진희 협회 심판위원장이 오심, 정심 여부를 따로 브리핑을 하지 않는 이유는 하나다. 오심을 발표하면 '오심률'이 늘어난다. 외부에 발표를 하지 않으면 추후에 카운팅을 할 때 명백한 오심이어도 정심 처리된다. 심판계에선 최근 몇 년 중 올 시즌이 오심과 이상한 판정이 가장 많다고 난리인데, 정작 협회는 아무일 없다는 듯 조용하다. 조용히 넘어가길 바라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라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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