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자이언츠의 대졸루키 박정민이 프로 데뷔전부터 '지옥과 천당'을 오가며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2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2026 프로야구 개막전을 앞두고 "디아즈, 김영웅과 붙어보고 싶다"던 루키의 패기 어린 선전포고가 현실이 됐고, 박정민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롯데의 새로운 수호신 탄생을 알렸다.
박정민은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팀이 6-3으로 앞선 9회말 1사 1루 상황에 등판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장타력이 있는 디아즈와 김영웅을 상대로 힘 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다"고 밝혔던 것이 그대로 현실이 된 순간.
시작은 혹독했다.
첫 타자 디아즈를 상대로 149㎞ 직구 정면 승부를 펼쳤으나 펜스직격 2루타를 허용했고, 이어 전병우에게 사구를 내주며 1사 만루 역전 위기에 몰렸다. 삼성 안방 팬들의 거대한 함성 속에서 '멘붕'이 올 수 있는 상황. 하지만 루키의 배짱은 그때부터 빛을 발했다.
만루 위기에서 박정민은 오히려 차분해졌다.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공이 날리는 것을 보고 '차라리 2루타 하나 더 맞더라도 전력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자'고 생각했다"며 "내가 생각한 곳으로만 들어가면 절대 못 친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승부했다"고 살 떨리는 승부의 순간을 돌아봤다.
마음을 비우자 제구가 잡혔다.
박정민은 삼성의 차세대 거포 김영웅과 베테랑 박세혁을 상대로 연속 3구 삼진이라는 믿기지 않는 투구를 선보이며 경기를 끝냈다.
롯데 역사상 첫 개막전 세이브로 승리의 주역이 된 박정민. 그는 "무슨 정신으로 던졌는지 기억도 안 날 만큼 꿈만 같다. 첫 세이브 기념공을 누가 챙겨주셨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극도의 긴장감에서 벗어난 듯한 모습. 특히 관중석에는 아버지가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 아들의 화려한 데뷔를 지켜봤다. 박정민은 "개막 엔트리에 들었을 때도 좋아하셨는데, 이렇게 첫 등판을 잘 마쳐서 최고의 자랑거리가 될 것 같다"며 효심을 드러냈다.
장충고-한일장신대를 졸업한 2026년 2라운드로 1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박정민은 시범 6경기 1세이브, 1홀드 5⅓이닝 무안타 무실점 역투로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에 지명된 순간부터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싶었다"는 그는 이제 사직 구장으로 돌아가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마주할 준비를 마쳤다.
롯데 김태형 감독 역시 "신인이 그 중압감을 이겨내고 너무 좋은 피칭을 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위기 상황에서도 피하지 않는 씩씩한 투구를 선보인 박정민.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였던 패닉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 올 시즌 파란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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