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랄프 랑닉식 오스트리아의 거센 압박을 이겨내라.'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밀턴킨스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의 3월 첫 A매치 친선전이 개인기를 앞세운 아프리카 특유의 공격 축구에 대한 테스트였다면, 4월 1일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오스트리아전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세계적인 수준의 '조직적 압박'을 경험할 기회로 여겨진다.
'게겐프레싱(전방압박 전술)의 선구자' 랑닉 감독이 이끄는 오스트리아는 유럽에서 전방 압박 전술을 가장 잘 활용하는 팀으로 꼽힌다. 대한민국(FIFA 랭킹 22위) 보다 두 계단 낮은 랭킹 24위인 오스트리아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 예선에 참가한 모든 팀을 통틀어 파이널 서드(축구장 3등분 시 상대 골문 지역) 볼 소유권 획득 횟수가 경기당 평균 7회로 가장 많았다. 지난 유로2024 본선에선 PPDA(수비 동작당 허용된 상대 패스)가 8.7로 독일(8.4) 다음으로 낮았다. 최전방 공격수 미카엘 그레고리슈(아우크스부르크)와 마르셀 자비처(보루시아 도르트문트), 크리스토프 바움가르트너, 크사버 슐라거, 니콜라스 자이발트(이상 라이프치히), 콘라드 라이머(바이에른 뮌헨) 등 미드필더진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조직적으로 압박한다. 공을 빼앗기면 최대 8초 안에 되찾아오길 바라는 '끊임없는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중시하는 랑닉 감독은 이 전술을 위해 개인 기술이 뛰어난 '테크니션'보단 팀 플레이에 능한 '성실한 일꾼'을 선호한다. 이 일꾼들은 압박을 위해선 거친 태클과 반칙을 불사한다. 오스트리아는 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태클 시도가 전체 3번째로 많은 평균 18개, 파울 횟수가 전체 6번째인 평균 14.4개에 달했다. 홍명보호 입장에선 자기 진영에서 공을 소유했을 때 2~3명이 한꺼번에 에워싸는 오스트리아 특유의 '신체적 압박'과 탈압박 성공시에도 어디선가 추가 압박이 들어오는 '심리적 압박'을 얼마나 영리하게 대처하느냐가 이번 경기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압박을 이겨낸다면 월드컵에서 한결 자신감있게 유럽팀을 상대할 수 있다. 4월 1일 유럽 플레이오프 D 결승전을 치르는 덴마크와 체코는 까다로운 팀임에는 틀림없지만, 압박 강도는 오스트리아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오스트리아 압박 축구에 대처하기 위해선 빠른 역습을 구사해야 한다. 상대의 많은 선수가 한국 진영에 넘어왔을 때를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역이용하는 방법이 역습이다. 홍명보호 캡틴 손흥민(LA FC)은 랑닉 감독 못지않게 전방 압박을 즐기던 위르겐 클롭 전 리버풀 감독의 팀에 수없이 많은 골을 넣었다. 랑닉 축구도 직접 상대해봤다. 오스트리아의 주전급 선수는 대부분 분데스리가에서 뛴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중용되지 않은 미드필더 이재성(마인츠)은 오스트리아 선수 개개인의 특징과 분데스리가 특유의 압박 전술에 익숙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오스트리아전에선 1992년생 듀오 손흥민과 이재성의 역할이 중요해보인다. 분데스리거인 미드필더 겸 윙백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합류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카스트로프는 소속팀 경기에서 입은 발 부상으로 인해 오스트리아전을 앞두고 아쉽게 낙마했다. 3선에서 패스를 받아줄 백승호(버밍엄시티) 김진규(전북) 등 중앙 미드필더의 '무결점' 탈압박 플레이도 요구된다. 자칫 파이널 서드에서 공을 쉽게 빼앗겼을 땐 또 대량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28일 가나전에서 수비 뒷공간을 한번에 노리는 롱패스로 두 골, 패스 플레이로 두 골, 페널티킥으로 한 골, 총 5골을 퍼부으며 5대1 승리했다.
우리 미드필더진은 상대의 거친 압박에 더 거센 압박으로 응수할 필요도 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두고 "뛰는 양이 중요하다"라며 동료들에게 더 많은 활동량을 요구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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