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홍명보호'의 북중미 첫 번째 상대가 확정됐다. '다크호스' 체코와 격돌한다.
체코는 1일(이하 한국시각) 체코 프라하의 제네랄리 아레나에서 열린 덴마크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PO) D 최종전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승리했다. 두 팀은 연장전까지 2대2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체코가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체코는 2006년 이후 20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한민국, 멕시코, 남아공과 A조에 묶였다. 첫 경기는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아크론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치른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체코는 유로2024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네이션스리그에서 승격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유럽 예선 조별리그 L조에서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며 흔들렸다. L조 최강 크로아티아에 1대5로 완패했고, '인구 5만명' 페로제도에 1대2로 충격패하며 주춤했다. L조 2위를 기록한 체코는 결단을 내렸다. 체코축구협회는 PO를 앞두고 이반 하셰크 감독을 경질하고 미로슬라프 쿠베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1951년생 '백전노장' 쿠베크 감독은 빅토리아 플젠(체코)을 이끌고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 콘퍼런스리그 8강을 이끌었다. 2016∼2018년에는 체코 A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내기도 했다.
체코는 PO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3위인 체코는 아일랜드와의 PO D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웃었다. 최종전에선 덴마크를 상대로 '유쾌한 이변'을 완성했다. 객관적 전력에선 덴마크가 크게 앞섰다. 덴마크는 FIFA랭킹 21위다. 체코는 역대 전적에서도 밀렸다. 덴마크를 상대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앞선 네 차례 격돌에서 2무2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더욱이 체코는 아일랜드전 승부차기로 체력에서도 밀린다는 평가였다. 공은 둥글었다. 체코는 경기 내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만들었고, 영리한 세트피스로 연달아 득점을 완성했다. 여기에 홈 팬들의 일방적 응원, 월드컵 진출을 향한 간절함으로 끝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제는 본선이다. 한국과 체코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격돌한다. 1차전 결과는 조별리그 성패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홍명보호'는 대표팀 분석관과 대한축구협회 직원을 현장에 파견해 상대 전력 분석에 나섰다. 한국은 체코와 앞서 다섯 차례 붙어 1승2무2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지막 대결이 2016년 6월(한국 2대1 승)이었다. 무려 10년 전 얘기다.
체코는 유럽 예선에선 경기당 2.25득점-1실점을 기록했다. 쿠베크 감독 체제로 치른 PO 두 경기에선 평균 2득점-2실점을 남겼다. 쿠베크 감독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3-4-3, 3-4-2-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다만, 짧은 기간 두 경기를 치른 탓에 선발 라인업 일부에 변화가 있었다. 쿠베크 감독은 스타팅 라인업 세 자리를 바꿨다.
수비 라인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캡틴'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가 두 경기 연속 스리백의 왼쪽을 맡아 수비 리더 역할을 해냈다. 그는 아일랜드와 덴마크를 상대로 2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체코를 20년 만에 월드컵으로 이끌었다. 센터백 로빈 흐라나치(호펜하임),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아인트호벤)도 PO 두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공격진에선 '주포' 패트릭 쉬크(레버쿠젠)가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최전방 공격수지만 상황에 따라선 측면에서도 상대를 흔들며 공격에 앞장섰다. 쉬크는 아일랜드전에서 '골맛'을 봤다. 왼쪽 측면 공격수 파벨 슐츠(리옹)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슐츠는 올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1골을 넣으며 뜨거운 발끝을 자랑하고 있다. 그 역시 PO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고, 덴마크전에서 킥오프 3분 만에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꽂아 넣었다. 중원에선 '돌아온 에이스' 블라디미르 다리다(헤르타 베를린)가 중심을 든든히 지켰다.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체코는 '과거 영광' 재현을 노린다. 체코는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인 1934년 이탈리아 대회와 1962년 칠레 대회에서 각각 준우승을 기록했다. 8강에도 두 차례(1938, 1990년) 진출했다. 그러나 1992년 체코로 독립한 뒤엔 2006년 독일 대회(조별리그 탈락)가 유일한 월드컵 본선 무대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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