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강백호 딱 보는 순간 한승혁 내야지 했는데…"
100억 더비 첫날, 그 당사자 두 사람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사령탑이 노린 바가 따로 있었다.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는 신흥 라이벌 구도를 이루고 있다. 한화가 2년전 엄상백-심우준, 지난 겨울 강백호를 잇따라 FA로 영입하면서 양팀간 라이벌 의식에 불을 붙였다.
그중에서도 지난해 4년 100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강백호를 영입한 한화의 선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샐러리 덤프에 성공하면서 전격적으로 내린 선택이었다.
그 두 팀이 개막 이후 2번째 시리즈에서 만났는데, KT의 두번째 투수가 다름아닌 한승혁이었다. KT가 2-0으로 앞선 6회말, 강백호를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투수는 다름아닌 한승혁이었다.
한승혁은 154㎞, 153㎞ 폭발적인 직구로 시작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커브로 헛스윙과 볼이 하나씩 추가됐다. 그리고 5구째 142㎞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FA를 통해 맞교환된 두 선수가 두 팀이 맞붙은 시즌 첫날 이렇게 맞대결을 벌인 것. 한승혁이 범타도 아닌 삼진을 잡아냈으니, KT로선 1승을 올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낄 만도 하다.
사령탑의 생각은 어땠을까. 나름의 의도는 있었다. 다만 '100억 더비'를 의식한 건 아니었다.
1일 대전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를 상대하려면 떨어지는 변화구, 예를 들어 포크볼이 꼭 필요하다. 한승혁 같은 스타일이 딱이다. 슬라이더. 포크. 커브볼 다 던지니까. 다음 타자 강백호? 그럼 한승혁 내야지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100억 더비'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은 그 다음순간 떠올랐다.
"그전까진 '6회 첫 타자 강백호부터 시작'이란 생각밖에 없었다. 강백호-채은성-하주석이라 좌우좌니까 우규민을 쓰기도 그렇고, 전용주는 요즘 구위가 워낙 좋다보니 좀더 뒤에 쓰고 싶었다. 그래서 7~8회에 쓰려던 한승혁을 하나 당겨서 투입했다. 그런데 둘이 딱 마운드와 타석에 서니까 비로소 그 생각이 났다."
이날 강백호는 첫 타석에 들어서기전 모자를 벗으며 3루측 원정 응원석에 인사를 했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가 전 소속팀 홈구장에 첫 원정경기를 왔을 때 인사를 하는 건 정겨운 문화지만, 홈경기에서 원정 응원석에 인사를 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강철 감독은 "백호도 우리 팬들에게 신경이 많이 쓰였던 것 아닐까. 다음에 수원 왔을 때 한번 더 인사해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둘째날인 1일에도 한승혁과 강백호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번에도 한승혁이 이겼다.
이날 한승혁은 6-4로 앞선 7회 KT 필승조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노시환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다. 노시환으로선 6연타석 삼진 포함 무려 10타석만에 친 안타였다.
다음 타자가 바로 강백호였다. 강백호는 2루 땅볼을 쳤다. 필사적인 주루와 비디오 판독으로 병살타는 막았지만, 선행주자 노시환이 아웃되며 또한번의 상대전적 범타가 쌓였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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