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가 지날 때 형성되는 구름인 비행운(contrail)은 이산화탄소와 맞먹는 온실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항공기 엔진에서 배출되는 그을음(soot)을 1천분의 1 수준으로 줄여도 비행운은 거의 줄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항공우주센터(DLR) 크리스티아네 포이크트 박사팀은 2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최신 린번(lean-burn) 엔진을 장착한 항공기의 배출가스를 비행 중 직접 측정한 결과 그을음 배출이 크게 줄어도 비행운 형성은 거의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그을음 배출을 줄이는 린번 엔진만으로는 비행운으로 인한 온난화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비행운 형성을 줄이려면 황 함량 등 연료 조성과 윤활유 배출 구조 변화 등 항공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행운이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CO₂) 배출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항공업계는 비행운 형성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 왔다. 비행운은 항공기 배기가스 입자가 수증기와 결합해 형성되는 얼음 결정에 의한 구름으로 지구 복사열을 가두어 온난화를 악화시킬 수 있다.
항공기 배기가스 속 그을음 입자는 얼음 결정 수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따라 그을음 배출을 줄인 린번 엔진이 비행운을 감소시켜 기존 리치번(rich-burn) 엔진보다 항공기로 인한 온난화를 줄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연구팀은 그을음 배출을 줄이는 린번 엔진이 비행운으로 인한 온난화를 줄일 잠재력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환경에서의 데이터는 부족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에어버스 A321neo 항공기(LEAP-1A 엔진)를 팰컨 20E 항공기로 추적 비행하면서 엔진에서 배출되는 입자와 형성되는 비행운을 측정했다.
그 결과 린번 엔진 배출 가스에서는 그을음 입자 수가 기존 리치번 엔진보다 약 1천분의 1 수준으로 줄었지만, 형성되는 비행운 얼음 결정 수는 유의미하게 줄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린번 조건에서 형성되는 비행운 얼음 결정은 연료 1㎏당 최대 1천조개(10의 15제곱) 이상으로, 그을음 입자 수보다 1천배 많은 수준이라며 이는 그을음 외 다른 입자가 비행운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저그을음 연소 조건에서 형성되는 비행운 분석 결과 연료 속 황(S) 성분이 산화돼 생성되는 황산 에어로졸과 함께 연료의 유기 성분, 윤활유 증기에서 생성되는 휘발성 입자 등이 얼음 핵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황 함량이 낮은 연료를 사용할 경우 비행운 얼음 결정 수가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초저황 연료에서는 추가 감소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린번 엔진만으로는 비행운에 의한 온난화 효과를 줄이기 어렵다며 현재 항공기 기후 영향 평가에서는 린번 엔진이 비행운을 크게 줄일 것이라는 가정이 사용되지만 이는 실제보다 영향을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50년까지 항공 교통량이 2~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항공 기후변화 저감을 위해 ▲ 저황·합성연료 확대 ▲ 휘발성 입자 배출 저감 ▲ 엔진 오일 배출 구조 개선 등이 필요하고 비 CO₂ 효과까지 포함한 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 출처 : Nature, Christiane Voigt et al., 'Substantial aircraft contrail formation at low soot emission level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286-0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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