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타' 이승우(28·전북)가 드디어 골 사냥에 성공했다. 환상적인 50m 드리블 원더골로 울산 HD와의 100번째 '현대가 더비'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우는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6라운드에서 환상골을 터뜨리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3연승을 달리며 2위(3승2무1패)에 자리했다. 정규리그 통산 100번째 '현대가 더비'. 경기장을 채운 2만532명의 응원전으로 뜨거웠다. 전북이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조위제의 선제골이 나왔다. 울산이 거세게 반격했다. 지키려는 전북과 추격하려는 울산의 치열한 대결이 벌어졌다. 팽팽한 경기의 마침표를 찍은 것은 이승우였다. 그는 후반 추가 시간 화려한 솔로 플레이의 정수를 선보였다. 이승우는 하프라인 인근부터 폭발적인 드리블로 문전까지 50m 정도 단독 돌파했다. 상대 수비를 가볍게 제친 뒤 침착한 인사이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 1호골이었다.
사실 올 시즌 이승우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였다.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정정용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두 사람은 과거 연령별 대표팀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다. 정 감독은 그 누구보다 '이승우 사용법'을 잘 아는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 감독은 이승우에게 선발이 아닌 '슈퍼 조커' 역할을 맡겼다. 지난해 K리그 국내 선수 중 최고 연봉(15억9000만원)을 기록한 이승우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6경기 연속 벤치에서 시작한 이승우는 첫 골을 넣은 뒤 "차마 다 말하지 못할 정도로 초반에는 축구 인생에서 처음 겪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이야기도 들었다.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정말 힘들었지만, 주변의 도움 덕분에 견딜 수 있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물론 선발 욕심을 버린 것은 아니다. 이승우는 "선수라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나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90분을 다 소화하고 싶다. 선발로 나서고 싶은 마음이 크다. 선발 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기에 경기장에서 내 장점과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선택은 감독님의 몫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경기력을 통해 감독님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정 감독은 이승우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역할 변화에 대해선 아직 신중한 모습이었다. 그는 "내 (교체) 전략이 적중했다기보다 이승우가 가진 원래 능력치라고 생각한다. 상대 팀에 따른 역할 변화를 선수들에게도 잘 전달했다. 이승우가 득점까지 성공해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다. 팀 공격에서 중요한 부분인 만큼 앞으로도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겠다"며 "경기는 90분이다. 결과를 내기 위해 10분을 뛰든 20분을 뛰든 변화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이 우승으로 가는 길이다. 선수로서 베스트로 뛰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기회는 분명히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팀을 위한 적절한 시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북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이승우는 "이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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