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100번도 더 얘기했다."
감독은 결정을 한다. 수행은 선수 몫이다. 감독이 늘 강조하는 내용이 이행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답답했다.
롯데가 2026시즌 개막 일주일 만에 큰 위기에 처했다. 2연승 후 6연패다. 공동 꼴찌로 내려갔다. 과정이 영 찝찝하다. 시원하게 붙어서 졌으면 실력 차이를 받아들이면 된다. 롯데는 어딘가 삐걱거리고 있다. 김태형 감독의 의도가 100% 반영되지 않는 모습이다.
작전 수행이나 볼배합 같은 굵직한 이야기가 아니다.
단적으로 '중간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연습투구를 할 때 어느 구종을 어디에 던지느냐'와 같은 사소한 내용이다. 투수가 교체되면 불펜에서 몸을 다 풀고 올라가지만 실제 마운드에서도 연습구를 몇 개 던진다. 이 투구 하나 하나도 성의껏 던져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중간투수는 1구 2구에서 승부가 난다. 처음에 뭘 던지고 다음에 뭘 던질지 정하고 올라가야 한다. 초구에 던질 공의 타점부터 잡아놔야 한다. 올라가서 직구 하나 던지고 변화구 하나 던지고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프로 레벨의 경쟁에서는 한 끗 차이가 승자와 패자를 가르기 때문이다.
김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과연 선수단에 안 했을까. 그는 "100번도 더 얘기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일부 선수들은 컨디션 관리에 특히 예민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자기가 조금 불안하면 어디가 안 좋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까 자기가 감이 안 좋다고 느낄 때 나가서 결과가 안 좋으면 다음에 기회를 잃을까봐 그러는 심리가 있다. 그냥 내 오랜 경험에서 그런 게 조금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프로스포츠에서 100% 컨디션으로 풀타임을 버티는 선수는 아예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잔부상 하나 두개는 달고 뛰면서 안 좋을 때에도 돌파구를 찾아 나가야 하는 곳이 프로다. 롯데는 김원중이 투수조 구심점 역할을 하며 솔선수범한다고 알려졌다. 김원중은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마운드에 올라가서 이겨내야 한다는 분위기로 이끌어가려 하는데 말처럼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김 감독은 "당연히 진짜 아니길 바라지만 자꾸 그렇게 마음을 먹으면 안 된다. 못 일어난다"고 충고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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