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2일은 '세계 햄스터의 날'이다. 1930년 이스라엘 동물학자 이스라엘 아하로니가 시리아의 한 옥수수밭에서 야생 골든 햄스터를 처음 발견한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햄스터는 작고 귀여운 외모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소형 반려동물로 자리 잡았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현행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로 명시된 종은 개·고양이·토끼·페럿·기니피그·햄스터 등 6종이다.
농식품부가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양육현황을 조사한 결과 소동물 양육 인구 비중은 1% 수준이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천500만명이 넘는 것을 고려하면 햄스터 양육 인구는 최소 15만명으로 추산된다.
골든햄스터를 키우는 직장인 조모(30)씨는 "햄스터는 독립적인 성향이 강해 온종일 집을 비워야 하는 직장인이나 1인 가구에 적합하다"며 "케이지 안에서 생활해 소음이나 털 날림이 적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고 말했다.
과거 채집통 수준의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를 합사해 키우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1햄스터 1사육장' 원칙과 적정 지름의 쳇바퀴 등 종 특성에 맞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낮은 분양가와 쉬운 접근성으로 학대와 유기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찾은 서울 종로구 일대 거리에서는 햄스터 수십 마리가 좁은 플라스틱 용기에 뒤섞여 판매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곳에서 햄스터는 마리당 5천원에서 2만원에 거래됐다. 수십만 원에서 백만원대 수준인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입양 비용과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이다.
관리 부실도 문제로 꼽힌다. A햄스터 판매업체는 지난달 말 부적절한 사육 환경과 비공식 개체 반입 문제로 일부 지점에 판매 자격을 박탈했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 대표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학대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달 울산에서는 30대 남성 B씨가 햄스터와 기니피그 등 소동물 20여마리를 학대하는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생중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햄스터를 좁은 공간에 함께 넣거나 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등 가혹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24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물보호소에 들어온 햄스터 등 '기타 동물'은 1천694마리로 집계됐다.
동물보호단체는 실제 유기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고, 유기 직후 포식자 공격이나 굶주림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유기동물 플랫폼 '포인핸드'에 따르면 지난 6일 대구 북구에서는 햄스터가 사육장째로 파출소 앞에 버려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말에도 강원도 속초의 숙박시설 인근과 대구 달성군의 아파트 주차장에서 각각 플라스틱 통에 담긴 채 유기된 햄스터가 잇따라 발견됐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소동물은 여전히 '장난감'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며 "판매 단계부터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무분별한 거래를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양된 햄스터가 파충류의 먹이로 유통되는 사례도 있다"며"소동물에 대한 세부 지침, 관련 규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소동물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숙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장은 "햄스터는 동물보호법상 적정 사육과 관리가 필요하며 학대 금지 대상에 포함된다"며 "소동물에 대한 올바른 양육 문화 확산과 유기 방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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