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정지영 감독 "80세 현역 최고령 영화 감독..급변하는 시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내이름은')

사진=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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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정지영(80) 감독이 "현역 최고령 영화 감독이지만 급변하는 시대에 고민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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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영화 '내 이름은'(렛츠필름·아우라픽처스 제작)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 그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내 이름은'의 연출 과정을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제주 도민은 4.3 사건을 많이 알고 있는데 육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이 사건을 더 모르는 것 같다. 교과서에서도 나오긴 하지만 영화에서 나오듯이 아주 일부분만 다뤄진다"며 "그래서 나는 4.3 사건 영화로 만들기 보다는 4.3 사건을 찾아가는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 4.3 사건은 우리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가 알아야 할 사건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 이름은'은 극복, 회복의 영화인 것 같다"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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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영화는 벌써 만들어져야 했던 영화다. 그동안 이 영화를 못한 이유는 다른 사람이 할 줄 알았다. 막??게 내가 4.3 사건을 다룬 영화를 만든다면 이데올로기, 분단 문제를 다뤄야 했다. 이미 전작에서 다뤘기 때문에 다른 소재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게 과연 좋은 것일까 고민은 됐다. 그래서 다른 감독이 이 영화를 해주길 바랐지만 다들 준비는 많이 했지만 결국 제작되지 못했다고 하더라. 누군가 투자를 안 해줘서 만들지 못했다고 하더라"며 "그러다가 4.3 평화재단에서 공모한 당선작이 내게 왔는데, 처음엔 별로 마음에 안 들더라. 그래도 아이디어는 좋아서 각색 제안을 받고 결국 '내 이름은' 영화를 내가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예술가가 아니다. 관객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예술가는 관객을 생각하며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 관객들이 너무 낯설어 위화감을 느끼면 나는 접는다. 그런 이유로 '내 이름은'은 지극히 대중 영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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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감독은 "'내 이름은'은 내가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돈을 많이 들여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 아니라 이 작품을 꺼내면서도 불안감이 있었다. 그런데 다행히 베를린국제영호제에서 과분한 평가를 받아 안도했다. 외신들의 리뷰를 보면서 이 영화를 '참 좋게 봐주는구나' 싶었다. 우리 영화에 지원해 준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면은 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현역 최고령 영화 감독이라는 타이틀에 대해 "영화 감독은 안타깝게도 관객이 불러줘야 계속 할 수 있다. 물론 뛰어난 비지니스 맨이라면 영화가 흥행하지 않더라도 또 차기작을 만들 수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감독은 적어도 비지니스 맨이 아니다. 나도 이제 나이가 있지 않나?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 내가 하고자 하는 테마가 여전히 관객에게 유용할까 고민과 생각을 많이 하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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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럼에도 나는 행운아다. 실제로 내 또래 동료 감독들이 영화 준비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나와 같이 영화를 했던 사람들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그 속에서 나는 잘 엮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이 나보다 노력을 안 하나 싶기도 한다. 일례로 나는 '내 이름은'을 만들기 위해 구걸도 하지 않았나? 다시 생각해도 나는 그런 의미로 행운아인 것 같다. 다음 작품도 준비를 하고 있다. 차기작은 대작인데 이 역시 투자자가 나서줘야 한다. 이번 작품이 흥행을 한다면 다음 작품을 쉽게 투자를 받지 않을까 기대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내 이름은'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이름을 버리고 싶은 18세 소년과 그 이름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어멍, 그리고 이름 뒤에 숨겨진 50년 전 그날의 약속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세대 공감 미스터리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염혜란,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 등이 출연했고,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소년들'의 정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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