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난치성 질환인 HIV의 10번째 완치 사례가 보고돼 화제다.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는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에이즈)의 원인 바이러스이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병원 연구진이 국제 학술지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한 사례 보고에 따르면 노르웨이에서 10년 이상 HIV 증상을 앓아온 한 남성이 친형으로부터 받은 줄기세포(골수) 이식을 통해 장기 완치 상태에 들어간 사례가 알려졌다. 현재 HIV 치료제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복용을 중단할 경우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10번째 HIV 장기 관해(완치에 준하는 상태) 사례로 기록됐다.
해당 환자는 희귀 혈액암 치료를 위해 형으로부터 골수 이식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뜻밖의 발견이 있었다.
기증자인 형이 HIV 감염에 저항성을 갖는 유전자 변이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연구진은 이식 이후 HIV 치료 효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이식 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환자의 몸에서는 기능하는 HIV DNA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장기적인 관해 상태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환자가 치명적일 수 있는 혈액암을 극복한 데 이어 HIV까지 사실상 완치된 뜻밖의 사례"라고 전했다.
이식 이후 환자의 면역세포(T세포) 역시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했다. HIV는 통상 T세포를 공격해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는데, 환자의 경우 더 이상 이러한 공격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는 이식 2년 후 항바이러스 치료를 중단했으며, 이후에도 재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의료진은 이번 사례를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확대 적용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줄기세포 이식은 감염이나 합병증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해당 치료법이 모든 HIV 환자에게 적용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사례가 향후 보다 안전하고 접근 가능한 HIV 완치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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