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수원월드컵경기장에 '위송빠레(박지성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후반 39분 '해버지' 박지성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2000년대 축구팬들을 뜨겁게 한 추억의 마지막 퍼즐이 채워진 순간이었다.
수원 삼성 레전드와 맨유 레전드들로 이루어진 OGFC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전설들이 돌아왔다'는 슬로건 처럼 꿈에서나 볼 법한 라인업이 빅버드를 누볐다. K리그 4회 우승을 이끈 고종수 서정원 염기훈 이운재 곽희주 이관우 등 수원의 전성시대를 이끈 별들이 총출동했다. 산토스, 데니스, 마토 등 외국인 선수들도 가세했다.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던 맨유 레전드들도 수원에 모두 모였다. 박지성을 필두로, 파트리스 에브라, 라이언 긱스, 리오 퍼디낸드, 네마냐 비디치, 에드윈 판 데 사르 등이 자리했다. 감독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 에릭 칸토나였다.
역시 눈길은 '한국축구의 전설' 박지성을 향했다. 박지성은 수원과 인연이 깊다. 수원 출신의 박지성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멋진 골을 넣으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렸다. 이후 스토리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지성은 PSV에인트호벤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후 '최고의 명문' 맨유 유니폼을 입었다. 박지성은 맨유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언성 히어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박지성은 이번 경기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무릎 시술까지 받았다. "죽기 전에 너에게 패스 한 번 하고 싶다"는 에브라의 말이 결정적이었다. 열심히 몸을 만들었지만, 정상은 아니었다. 경기 전 박지성은 "10~15분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했지만, 에브라는 "노노, 90분 동안 뛰어야 한다"고 했다. 예능 등에서 환상 케미를 보인 박지성과 에브라 콤비는 기자회견부터 존재감을 과시했다. 에브라는 "박지성이 수원 테스트를 받았지만 떨어졌다고 들었다. 그 관계자를 찾아 미팅을 하고 싶다"는 말로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벤트 매치지만, 경기는 경기였다. 염기훈은 "세계적인 스타들에게 수원의 맛을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에브라도 "시차로 불편하지만 핑계는 없다"고 했다. 선수들이 경기에 몰입하자, 거친 몸싸움도 불사했다.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예전 같은 몸 상태는 아니지만, 전성기 시절의 플레이가 순간순간 나오기도 했다. 주장 완장을 찬 박지성은 특유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수원 선수들도 서포터스의 열광적인 응원에 신이 났는지 멋진 모습을 보였다. 경기는 수원의 1대0 승리로 끝이 났다. 전반 7분 데니스의 패스를 받은 산토스가 왼발로 결승골을 뽑았다. 그렇게 때이른 무더위 속 추억 여행은 마무리됐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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