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과 대만에서는 이미 도입됐다. 우리에게는 너무 불리했다." 일본 언론들은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충격의 4강 진출 실패를 한 후 피치클락 제도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이제 선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야구기구(NPB)는 아직 피치클락과 피치컴, ABS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올해 ABS가 도입됐고, 피치클락은 가장 먼저 시행됐다. KBO리그는 ABS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시행했다.
NPB와 일본프로야구선수회는 20일 도쿄 시내에서 주요 안건에 대한 회의를 개최했다. 20일 '요미우리신문'은 "이 자리에서 곤도 겐스케 선수회 회장이 사인 교환기기 피치컴 도입 희망 의사를 밝혔다. 12개 구단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곤도 회장은 "피치컴에 대해서는 WBC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빨리 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다른 선수들 역시 이에 공감했기 때문에 제안하게 됐다"면서 "구단들도 피치컴에 대해서는 장벽이 높지 않은 것 같다.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신다고 했다. 승인이 나면 12개 구단이 동시에 도입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구단부터 시작하겠다고도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곤도 회장은 또 "피치컴을 도입하면 사인 훔치기에 대한 의심도 사라지고, 연계 플레이와 사인 플레이도 더 쉬워졌다는 의견을 듣고 있다"면서 "앞으로 국제 대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LA 올림픽에서는 이번처럼 합숙 훈련을 진행하기 힘들다. 그에 맞춰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피치클락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하다. 곤도 회장은 "투수 부상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면서도 "경기 시간이 짧아지면 투수가 느끼는 피로감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달 정도 하면 익숙해지고, 야수들은 금방 적응할 수 있을거라고 본다"고 다소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입해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일단 선수회는 투수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청취한 뒤, 여름 전까지 선수회 입장을 최종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언론에서도 WBC 8강전 패배 이후 ABS와 피치클락 도입 필요성을 자주 언급해왔다.
보수적인 일본의 분위기를 감안했을때 빠른 변화는 쉽지 않겠지만, 선수들이 먼저 요청에 나선만큼 조만간 도입할 확률도 높아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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