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원조 역수출 신화'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믿기 힘든 3타자 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지난 등판의 호투가 무색해진 충격적인 결과다.
켈리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10안타(3홈런) 3볼넷 5삼진 8실점으로 난타당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의 부진으로 켈리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무려 9.31까지 치솟았다.
시작부터 꼬였다. 1회초 선두타자부터 연속 안타를 얻어맞은 켈리는 미구엘 바가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콜슨 몽고메리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통타당했고, 이어진 에버슨 페레이라의 희생플라이와 샘 앤토나치의 1타점 3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1회에만 4점을 헌납했다.
진짜 악몽은 2회였다. 2사 후 갑작스럽게 제구가 흔들리며 대형 사고를 쳤다. 무네타카 무라카미에게 89.3마일(약 144㎞)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첫 홈런을 내주더니, 후속 바가스에게는 92마일(약 148㎞) 싱커, 앞서 2루타를 쳤던 몽고메리에게는 93마일(약 150㎞) 패스트볼을 던지다 연달아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를 허용했다. 구종을 가리지 않고 공략당한 충격의 '백투백투백' 3연타석 피홈런이었다. 스코어는 순식간에 0-7로 벌어졌다.
3회와 4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면서도 간신히 실점 없이 넘긴 켈리는 결국 5회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볼넷과 안타를 허용하며 1, 3루 위기에 몰리자 애리조나 벤치는 지체 없이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테일러 클라크가 리즈 맥과이어에게 희생번트를 내주며 3루 주자가 홈을 밟았고, 켈리의 자책점은 8점까지 늘어났다.
이날 켈리의 붕괴는 애리조나 입장에서 뼈아프다. 켈리는 2015년부터 4년간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뒤 빅리그로 금의환향한 대표적인 역수출 성공 사례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총액 4000만 달러(약 591억 원)라는 대형 연장 계약까지 맺으며 에이스 대우를 받았다.
불과 일주일 전 모습과 비교하면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다.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부상을 입어 마이너리그에서 재활을 거친 그는 지난 1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즌 첫 등판에서 5⅓이닝 2실점 호투로 복귀 첫 승을 따낸 바 있다. 당시 거너 헨더슨, 피트 알론소 등 강타자들을 묶어내며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던 켈리지만, 22일 경기에선 화이트삭스 타선에 철저히 유린당하고 말았다.
결국 초반 대량 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애리조나는 6회말 현재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2-8로 크게 뒤지며 패색이 짙어졌다.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켈리가 다음 등판에서 에이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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