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제 20분 넘게 실랑이를 했다니까. 하루쯤 쉬는 것도 괜찮다고 보는데, 본인이 극구 싫다고 하니까."
팀을 생각하는 마음도 좋지만, 리드오프가 잘해야 팀 공격력도 산다. SSG 랜더스 박성한(28) 이야기다.
시즌 초 믿을 수 없는 상승세를 탔다. 개막 22경기 연속 안타를 몰아쳤다. 지난 2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의 타율이 무려 4할9푼4리, 다음날인 24일 인천 KT 위즈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치고도 타율이 4할8푼8리로 내려앉았다.
주로 수비를 이유로 하위타순을 지키던 박성한을 일약 전진배치시킨 이숭용 감독의 혜안에 선수가 기록으로 답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이쯤해서 박성한에게 하루 휴식을 권했다. 박성한은 SSG의 주전 유격수 겸 리드오프다. 체력 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사령탑은 전체 시즌을 조망해야한다.
한창 방망이가 달아오른 타자에게 하루 휴식을 권하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타자 출신인 이숭용 감독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박성한이 꾸준하게 좋은 기량을 보여주기 위해선 한번쯤 쉬면서 스스로의 긴장을 풀어줘야할 타이밍이라고 봤다.
그런데 이를 박성한이 거절했다. 리드오프 겸 유격수라는 중책을 맡은 이상, 팀이 연승중인 상황에서 자리를 비워서는 안된다는 논리였다.
첫번째 '휴식' 권유에서 박성한이 사양했고, 이날 박성한이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이 깨졌다. 때문에 이숭용 감독은 26일 경기를 앞두고 라인업에서 박성한을 제외했다. 다음날 휴식일인 27일까지 이틀간 쉬면서 피로를 회복하라는 배려였다.
하지만 "팀이 연승 중인데 어떻게 쉬느냐"는 박성한의 책임감은 여전히 완강했다. 사령탑 입장에서 당황스러운 일. 하지만 끝내 박성한이 이겼다. 이숭용 감독은 "끝내 빠지기 싫다고 하니까. 이 문제로 20분 실랑이 했는데, 내가 졌다. 감독 입장에선 고마운 일"이라며 웃었다.
결과적으로는 사령탑의 말이 맞았다. 박성한은 이 감독이 쉬라고 했던 이틀간 출루 한번 없이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도 어느덧 4할5푼1리까지 내려앉았다. SSG도 이날 KT전에서 2대12로 대패, 5연승이 끊겼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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