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손흥민(LA FC)이 도움으로 극장 무승부를 이끈 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굴욕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역사상 세 번째로 3골 차 리드가 뒤집히는 대역전승이 연출됐다.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가 불명예를 떠안았다.
인터 마이애미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누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랜도 시티와의 2026년 MLS 11라운드에서 3-0으로 리드하다 3대4로 역전패했다. 출발은 환상적이었다. 인터 마이애미는 전반 4분 만에 이안 프라이가 포문을 열었다.
그다음은 메시 타임이었다. 그는 전반 25분 텔라스코 세고비아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전반 34분 팀의 세 번째 골을 책임졌다. 수아레스의 패스를 받은 메시는 간결하게 수비를 뚫어낸 뒤 강력한 왼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그러나 올랜도의 기적 반격이 시작됐다. 마르틴 오헤다가 원맨쇼로 문을 열었다. 그는 전반 39분 만회골에 이어 후반 23분과 33분 연속골을 터트리며 해트트릭을 작성,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올랜도의 극장 역전골은 후반 추가시간인 48분 터졌다. 인터 마이애미의 뒷공간을 공략한 타이리스 스파이서가 골네트를 갈랐다. 마침표였다.
올랜도는 2017년 시애틀 사운더스, 2018년 LA 갤럭시에 이어 MLS 역사상 0-3으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고 승리한 세 번째 팀으로 등극했다. 시애틀은 DC 유나이티드, LA 갤럭시는 LA FC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연출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지난달 5일 새 홈구장인 누 스타디움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4경기에서 3경기 연속 무승부에 이어 이날 첫 패전의 멍에를 썼다.
지난해 MLS컵을 제패한 인터 마이애미의 무패 행진은 11경기(5승6무)에서 마감됐다. 지난 2월 MLS 개막전에서 손흥민의 LA FC에 0대3으로 대패한 이후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메시는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고 100번째 출전 경기에서 86호골을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올랜도는 이날 경기 전까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MLS 최근 15경기에서 단 2승만을 거뒀다. 이번 시즌 MLS 원정 경기에서는 단 1승(1무4패)도 없었다. 손흥민이 지난달 MLS 최초 전반 4도움을 한 상대가 올랜도였다. LA FC는 올랜도를 6대0으로 대파했다. 하지만 올랜도는 메시라는 대어를 낚았다.
마이애미의 선제골을 넣은 프라이는 대역전패 후 "우리는 완전히 무너졌고, 그런 일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고개를 숙였다.
메시는 경기 막판 주심과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프라이는 "내 생각에 주심이 우리 팀 선수 몇몇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심판 판정과 상관없이 우리는 져서는 안됐다. 변명하려는 게 전혀 아니다. 3-0으로 앞서고 있는 경기에서 지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MLS와 2026년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을 병행하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손흥민은 이날 샌디에이고 FC와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15분 교체투입됐다. 그는 0-2로 뒤진 후반 37분 드니 부앙가의 만회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8호를 기록하며 MLS 도움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기세를 올린 LA FC는 후반 추가 시간 라이언 홀링스헤드의 극적인 동점골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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