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갑작스러운 선발 등판에 애를 썼지만,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정우주는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49구 1안타 4볼넷 2삼진 2실점에 그쳤다.
직구(38개)와 슬라이더(11개) 2가지 구종으로 긴 이닝을 끌어가기는 무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7㎞, 평균 구속은 154㎞까지 나왔으나 슬라이더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직구로만 타자들을 잡기는 무리가 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일 문동주가 어깨 수술로 자리를 비우면서 고민이 깊었다. 외국인 투수 오웬 화이트와 윌켈 에르난데스도 없는 상황에서 문동주의 이탈은 대형 악재였다. 빠르게 대체 선수를 구해야 했고, 정우주가 낙점됐다.
정우주는 지난해 1라운드로 한화에 입단하자마자 핵심 불펜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시즌 51경기(선발 2경기), 3승, 3홀드, 53⅔이닝,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당연히 올해도 주요 전력으로 분류됐다.
정우주는 올 시즌 불펜에서 가장 많이 부름을 받았다. 그만큼 벤치가 믿는 카드였다는 뜻이다. 한화가 앞서 치른 32경기 가운데 18경기에 등판, 13⅓이닝을 던졌다. 리그 전체 불펜 가운데 경기수로는 공동 7위였다. 다만 평균자책점이 6.75로 높다 보니 이닝 자체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한화 불펜 내에서는 이닝 1위였다.
정우주는 일단 이날은 50구로 제한하고 등판하기로 했다. 문동주가 빠진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면서 차근차근 투구수와 이닝을 늘린다는 계산이었다.
한화의 흐름이 좋았다. 2회초 노시환이 KIA 양현종에게 우월 홈런을 뺏어 1-0 리드를 안겼다.
정우주는 1회말 박재현, 제리드 데일, 김선빈을 삼자범퇴로 처리할 정도로 흐름이 좋았다. 3이닝까지는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2회말 선두타자 김도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흔들렸다. 까다로운 아데를린 로드리게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나성범의 중전 안타로 1사 1, 3루가 됐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고,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급격히 볼이 늘었다. 한승연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김태군은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2사 만루까지 버텼다. KIA 9번타자 박민과 승부가 중요했는데, 11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박민은 정우주가 슬라이더가 자꾸 볼이 되자 오직 직구로만 윽박지르니 계속 커트하다가 결국 11구째 아주 높은 볼을 참아 볼넷을 얻었다. 밀어내기로 1-1. 다음 타자 박재현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실점해 1-2로 뒤집혔다.
투구 수는 49개가 됐고, 한화 벤치도 더는 정우주를 마운드에 둘 수 없었다. 윤산흠이 마운드에 올라 데일을 투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일단 급한 불을 껐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일단 (문)동주 자리를 (정)우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는데, 선발로 계속 기용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을 듯하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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