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원태'들이 나란히 웃었다. 토종 선발 원태인(26)과 최원태(29)가 약속이라도 한 듯 첫 승 신고식을 치렀다. 그들의 승리 뒤에는 공통된 이름이 있었다. 바로 삼성의 '숨은 보물'로 급부상한 포수 김도환(26)이다.
삼성이 그토록 기다렸던 선발진 안정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젊은 포수 김도환이 안방마님으로 나선 경기에서 주축 선발 투수들이 잇따라 부활하며 박진만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있다.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즌 첫 승을 따낸 원태인은 경기 후 모든 공을 포수 김도환에게 돌렸다. 이날 원태인은 타선의 지원 속에 공격적인 투구로 많은 이닝을 책임지며 에이스다운 위용을 되찾았다.
원태인은 "오늘 도환이의 리드를 100% 믿고 따랐다"며 "경기 전부터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어제 도환이가 (최)원태 형을 리드했던 것을 바탕으로 오늘도 나를 정말 잘 이끌어줬다. 도환이에게 너무 고맙다"고 진심 어린 감사를 전했다.
지난 등판에서 투구 수 조절 실패로 5이닝 소화에 그쳤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그는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내준 덕분에 최대한 공격적으로 들어가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었는데, 도환이와의 호흡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김도환의 '투수 살리기'는 전날(6일)에도 빛났다. 친정팀을 상대해야 했던 최원태 역시 김도환과 호흡을 맞추며 6⅓이닝 1실점 역투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최원태는 당시 "볼 배합에서 위아래를 많이 쓴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김도환의 영리한 리드가 뒷받침된 결과였다.
박진만 감독은 "최원태가 자기 페이스를 찾는 데 김도환이 큰 역할을 해줬다"며 "젊은 포수임에도 투수를 편안하게 해주고 경기 운영을 영리하게 한다"고 극찬했다. 베테랑 강민호의 휴식기에 안방을 책임진 김도환이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삼성의 '방패'는 한층 두터워졌다.
김도환의 활약은 수비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7일 키움전에서 김도환은 방망이로도 삼성 팬들을 열광시켰다. 안정적인 투수 리드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공격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것.
하위 타선에서 김도환이 안타를 만들어내며 찬스를 이어주자 삼성의 화력은 더욱 응집력을 얻었다. 삼성은 원태인과 최원태라는 확실한 토종 원투펀치가 김도환이라는 포수를 만나면서 완벽한 '승리 공식'을 찾아낸 모양새다. 주전 포수 강민호가 올라오기 전에도 승수를 쌓을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쓰여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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