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기술이 아니고 심리라서…."
이의리(24·KIA 타이거즈)는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4안타 3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던 이의리는 2024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좀처럼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에도 7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8.53으로 기복있는 모습이 이어졌다.
이범호 KIA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이색 처방을 내렸다. 마운드에 있으면서 노래를 불러보라는 것. 농담 반 진담 반 섞인 이야기에 이유는 있었다.
이 감독은 "왜 못 던지는 거 같냐고 물어보니 자꾸 머릿속에서 볼을 던지고 나면 또 볼이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라며 "아무래도 노래를 부르면 생각이 없어질테니 노래를 부르든 중얼거리든 해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9일) 롯데 선발 김진욱의 7⅓이닝 2실점 피칭도 이의리에게 도움이 되길 바랐다. 이 감독은 "둘이 동기니 아마 자극을 받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스카우트 파트에 있을 때 (이)의리와 (김)진욱이가 같은 날 던지는 걸 보러 갔었다. 그 때 둘이 라이벌 의식도 있었는데 오늘도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이어 "의리가 웃는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 항상 우중충하게 있더라. 오늘 날씨와 같이 화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야속하게도 사령탑의 간절한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이의리는 최고 구속이 153㎞가 나온 가운데 슬라이더(13개) 커브(9개) 체인지업(8개)을 섞어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롯데 타선의 집중력에 결국 3회도 마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1회초 타선에서 2점을 지원해준 가운데 1회말을 실점없이 막았다. 1사 후 고승민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빅터 레이예스와 나승엽을 각각 내야 뜬공,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2회초 실점이 나왔다. 1사 후 윤동희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전민재의 2루타와 손호영의 땅볼로 첫 실점을 했다. 이후 손성빈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2회까지 2-1 리드를 지키고 있었지만, 3회 무너졌다. 선두타자 황성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고승민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결국 2-2 동점. 이후 레이예스의 내야 안타로 3실점 째를 한 이의리는 나승엽과 전준우를 모두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그러나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줬고, 결국 김태형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김태형이 전민재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이의리의 실점도 4점이 됐다. 김태형은 손호영을 땅볼로 잡으며 3회를 끝냈다. 이의리의 실점도 4점에서 멈출 수 있었다.
계속된 부진에 재정비가 필요해 보이는 모습. 이 감독은 경기 전 '마지막 시험대'라는 말에 "마지막은 아니다. 다만,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10번째 등판이 오기 전 한 번 빼주려고 생각은 했다. 좋아도 1~2경기 던지고 10번째 정도 던지면 빼줄 생각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부산=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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