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조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네이마르는 경기 전 국가 제창 때마다 통곡해 관심을 끌었다. 일방적으로 자신들을 응원하는 홈 팬들과 함께 국가를 제창하는 순간은 감동이 아닌 공포였다. '우승'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 만을 안고 전진해야 하는 삼바군단의 중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네이마르 뿐만 아니라 펠리페 루이스 등 일부 선수들도 복받치는 감정을 누르지 못한 채 국가 제창 때마다 눈물을 흘렸다. 외신 및 브라질 현지 매체들까지 '브라질 대표팀이 너무 큰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 결과는 악몽이었다.
네이마르가 콜롬비아와의 8강전에서 허리를 다쳐 아웃된 가운데 4강에 오른 브라질은 벨루오리존치의 이스타지우 미네이랑에서 펼쳐진 독일과의 4강전에서 1대7의 역사적 참패를 당하며 결승행에 실패했다.
2018 러시아, 2022 카타르 대회에서도 환희는 없었다. 브라질은 두 대회 모두 8강에서 탈락하면서 '저무는 해'라는 평가를 받았다.
네이마르의 선수 생활도 그랬다. 카타르월드컵을 마친 지 1년 뒤인 2023년 8월 이적료 1억유로(약 1742억원), 2년 연봉 총액 1억5000만유로(약 2624억원)라는 천문학적인 조건 속에 전격적으로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까지 뛴 건 고작 4경기. 이적 후 두 달만에 나선 브라질 대표팀 평가전에서 전방 십자인대를 다친 게 원인이었다.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태도도 불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먹튀전설'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알 힐랄은 지난해 1월 말 네이마르와 계약을 해지했고, 네이마르는 친정팀 산투스와 6개월 단기 계약을 체결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을 떠난 후 2년 가까이 제대로 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네이마르가 과연 제 실력을 되찾을지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알 힐랄 시절과 달라진 성실함과 적극적인 경기로 팬심을 되찾기 시작했다. 2026 북중미월드컵에 참가하겠다는 목표 역시 분명히 했다.
지난해 브라질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이런 네이마르를 줄곧 지켜보기만 했다. "준비가 된다면 뽑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할 뿐, 브라질 대표팀 소집 명단에는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지난 3월 친선경기 때도 네이마르의 발탁 여부를 두고 "100% 상태가 돼야만 월드컵에 갈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안첼로티 감독이 드디어 네이마르를 품었다. 19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발표한 북중미월드컵 소집 명단에 네이마르의 이름을 올렸다. 그는 "네이마르가 월드컵 첫 경기 전까지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며 "그는 큰 대회 경험이 많고 대표팀 동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대표팀 구심점 역할을 해왔던 네이마르의 입지가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오는 27일부터 북중미월드컵 본선 대비 훈련을 시작한다. 다시 대표팀으로 돌아와 네 번째 월드컵을 준비하는 네이마르가 이번에는 '환희의 통곡'을 할 지 주목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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