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세계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스코티 셰플러(30)가 타이틀 방어전을 앞두고 각오를 밝혔다.
셰플러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각)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8타 차 압도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던 좋은 기억을 떠올리며, 새롭게 리노베이션된 코스 공략법과 절친한 동료 김시우(31·CJ)와의 맞대결, 그리고 대회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대대적인 코스 리노베이션에 돌입했던 TPC 크레이그 랜치에 대해 셰플러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미 몇 주 전 코스를 미리 둘러봤다는 그는 "티잉 구역부터 그린까지 전체적인 흐름은 비슷하지만 벙커가 추가되면서 시각적인 구성이 훨씬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로는 '그린'을 꼽았다. 셰플러는 "그린에 경사가 많이 추가됐고 몇몇 홀은 경사가 꽤 강하다"며 "핀을 꽂을 수 있는 작은 구역들이 많아져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생각하고 공을 보낼 위치를 직접 고민해야 하는 전략적인 코스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우승 스코어 예측에 대해서는 투어 측의 세팅에 달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핀 위치를 경사면에 가깝고 까다롭게 세팅한다면 우승 스코어를 5~10언더파 수준으로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도, "과도하게 어렵게 만드는 것이 좋은 세팅인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퍼팅 감각에 대해서는 "올해 퍼팅은 커리어 통틀어 가장 좋은 수준"이라며 지난주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로운 그린에서 감각을 리셋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둘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셰플러는 커리어 초반보다 많아진 일정과 역할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는 예전처럼 하루 종일 골프장에 머물 수 없다. 집에 제때 들어가는 게 훨씬 중요해졌다"면서 "결국 핵심은 스케줄 관리다. 하루 일과를 조정하고 우선순위에 집중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종일 필드에서 경쟁하고 집에 돌아가 육아가 시작되면 정말 꽉 찬 하루를 보내게 된다. 피곤하지만 그만큼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뜻이기에 감사하다"며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꾸려가는 성숙한 면모를 보였다.
1,2라운드에서 셰플러는 투어 내 절친한 동료인 김시우와 같은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다. 셰플러는 "시우는 투어에서 가장 재능 있고 경쟁력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며, 함께 있으면 늘 즐겁다"라며 "비시즌에도 댈러스에서 자주 같이 골프를 치며 경쟁하곤 하는데, 이번 주에 다시 함께 경기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 기업(CJ)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며 한층 풍성해진 선수 식당(Player Dining)에 대한 찬사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식 갈비에 매료됐던 그는 "선수 식당만 놓고 보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라며 환하게 웃었다. 점심에 나올 한국 음식을 기대하고 있다는 그는 "특히 매콤한 치킨 요리가 나온다면 몇 접시는 거뜬히 먹을 것 같다"며 남다른 'K-푸드' 사랑을 드러냈다.
최근 세계 랭킹이 하락하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톰 김(24·김주형)에 대한 따뜻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셰플러는 "골프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스포츠고 누구나 기복이 있다. 사람들이 자주 잊는데 톰은 아직 23살(만 나이)의 어린 선수"라며 "나 역시 23살 때는 투어에서 여러 번 우승한 선수가 아니었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결과나 랭킹을 의식하면 투어 생활이 힘들어지지만, 톰은 만날 때마다 에너지가 좋고 긍정적이다. 곧 다시 우승 경쟁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신뢰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PGA 투어를 꿈꾸는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을 향해 셰플러는 "나는 어릴 때 구체적인 우승 목표를 적어두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계속 노력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배우되, 남과 비교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스스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향인 댈러스에서 타이틀 방어에 나서는 스코티 셰플러. 한국어로 역대 챔피언들의 이름이 새겨진 멋진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다시 한번 새기기 위한 그의 도전이 시작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CJ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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