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있잖아. 무슨 걱정이야."
이대호가 떠난 뒤 늘 걱정을 샀던 롯데 자이언츠의 중심타선. 하지만 전임 양승호-김시진-이종운 감독은 약속이나 한 듯 시즌 전 "우리에게는 박종윤이 있지 않느냐"며 신뢰를 드러냈었다.
이대호가 만든 1루 공백. 그 주인은 박종윤이었다. 이대호와 입단 동기로 2012시즌부터 만년 백업의 설움을 털어내며 당당히 자리를 잡은 케이스. 여러 감독들이 박종윤에 대한 신뢰를 보인 이유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우타자가 많은 롯데 타선에서 희귀한 좌타자라는 이점, 여기에 언제든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완벽한 1루 수비와 성실성은 보너스였다.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적이 단 한 시즌도 없는 단순 성적을 떠나 현장 전문가들이 그를 바라보는 눈은 한결 같았다. '분명히 크게 성공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였다. 4번타순을 포함, 늘 5~6번의 중심 타선에 배치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 롯데팬들은 박종윤에 대한 실망감을 조금 가진 듯 하다. 2014 시즌 타율 3할9리 73타점을 기록하며 기대감을 잔뜩 높여놨는데, 지난해 98경기 2할5푼5리 4홈런 28타점으로 성적이 뚝 떨어지고 말았다. 개막전 극적인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려낸 이후 제대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 어떤 포지션보다 방망이 실력이 겸비돼야하는 1루 포지션이기에 박종윤에게 더 기대를 걸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즌이 종료됐다. 조원우 신임 감독이 팀을 이끌게 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 감독 역시 돌아오는 시즌 주전 1루수로 박종윤을 일찌감치 점찍었다. 괜한 고집이 아니다. 양승호 감독 시절 롯데에서 코치로 일한 조 감독은 누구보다 박종윤에 대해 잘 안다. 그가 정상적인 몸상태로 충분히 캠프 훈련을 소화하면 언제든 제 몫을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미 많이 알려진 얘기지만, 박종윤은 지난해 개막전 홈런을 치기 직전 타석에서 자신의 타구에 발 안쪽을 강타당해 골절상을 당했다. 그리고 팀이 시즌 초반 어려움에 빠지자 뼈가 완전히 붙지 않은 상황에서 복귀했다. 지난해 박종윤이 타석에 들어섰을 때 장면을 잘 살펴보면, 좌타자 오른 발등쪽을 감싸야하는 발등 보호대가 발 안쪽으로 눈에 띄게 돌아 착용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은 고통에, '부상 부위 공을 맞아서는 안된다'는 심리적 압박까지 더해지며 타석에서 조급해졌다. '볼넷을 얻어내지 못하는 타자'라는 오명에 타석에서 더욱 맞혀야 겠다는 생각이 많아지고 악순환이 반복됐다.
박종윤은 지난 시즌 성적과 결과물에 대해 큰 핑계를 대지 않으려 한다. 대신, 묵묵히 운동해 이번 시즌 다시 명예 회복을 해내겠다는 의지 뿐이다. 일단 팀에서는 박종윤에 대한 신뢰감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이제 팬들이 그를 믿고 한 번 더 응원을 보내줄 차례다. 정당한 비판은 시즌 개막 후, 그의 야구를 보고 해도 늦지 않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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