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네, 데얀을 몰라?"
6일 전남의 국립현충원 출정식 직후 전남 외국인선수 3명을 함께 만났다. 전남은 올시즌 공교롭게도 3명의 외국인선수 쿼터가 모두 동유럽 출신들로 채워졌다. 2013시즌 K리그 컴백 이후 2시즌 연속 두자릿수 포인트를 기록한 '끝판왕' 스테보,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공격포인트 16개를 쏜 오르샤에 크로아티아리그에서 200경기 가까이 뛴 베테랑 미드필더 유고비치가 가세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활약중인 구자철, 홍정호, 지동원 '코리안 삼총사'의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과 말이 통하는 스테보, 오르샤, 그리고 '신입생' 유고비치가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라데, 샤샤, 라돈치치, 데얀 등 K리그의 위대한 동유럽 선수 계보와 성공스토리를 늘어놓던 중 어김없이 '데얀 컴백' 이야기가 나왔다. 스테보는 대뜸 스마트폰을 집어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좀전에 얘들한테 데얀 동영상을 보여줬다"고 했다. 데얀을 모르는 '동유럽 후배' 오르샤와 유고비치에게 데얀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알려줬다고 했다. 유튜브 동영상엔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데얀의 활약상이 생생하게 들어있었다.
오르샤는 "동영상을 보니 어메이징하다"고 외쳤고, 유고비치 역시 "대단히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K리그 그라운드에서의 격돌에 기대감을 표했다.
스테보는 '절친' 데얀의 K리그 컴백에 반색했다. "데얀은 2007년에 인천에 왔고, 나는 전북에 왔다. 내가 포항에 있을 때 데얀은 서울에 있었고, 내가 수원에 온 후에는 슈퍼매치에서 맞붙었다. 엄청난 라이벌 팀 소속이었지만, 우리끼린 엄청 친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늘 전쟁이었지만, 그라운드 밖에선 가족끼리 밥도 자주 먹고 외출도 자주 함께했다"며 미소지었다.
동유럽 선수들이 K리그에서 강한 이유에 대해 스테보는 "동유럽 스타일과 한국스타일이 매우 닮았다"고 했다. 플레이스타일이 아닌 지고는 못사는 독한 '멘탈'과 '승부욕'을 뜻했다. "우리는 패밀리를 위해, 브레드를 위해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모든 것을 위해 싸워야한다. 한국에서 우리는 우리팀을 위해 싸운다"고 했다. "브라질 선수들도 많지만 우리처럼 죽을 각오로 싸우지는 않는다. 쉽게 경기한다. 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한국에서 2년을 잘 넘긴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대부분 10년 가까이 장수한다"고 덧붙였다. "나도 그렇고, 라돈치치, 데얀 모두 거의 한국인처럼 생활했고,. 한국사람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요니치, 스토야노비치 등 동유럽 선수들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도 이야기했다. 스테보는 "팀으로 만나면 늘 전쟁이지만 밖에서는 서로 돕고 자주 소통하고 연락한다. 주말에 30분씩 통화한다. 국적은 다르지만 동유럽 출신인 우리가 서로 돕지않을 이유가 뭐가 있느냐?"며 웃었다.
'한국형 외국인선수' '테보형' 스테보의 존재는 어린 오르샤와 신입생 유고비치에게 든든한 힘이다. 스테보는 "한국 축구 스타일은 유럽 스타일과 다르다. 공격만 해서도 안되고, 수비만 해서도 안된다. 오르샤가 지난시즌 첫 2개월 힘들었지만 2개월 이후에는 판타스틱했다. 유고비치도 잘 적응해낼 것이다. 최선을 다해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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