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한준(kt 위즈), 다음은 김민성?
최근 2년간 넥센 히어로즈의 5번 자리는 '커리어 하이' 보증 수표였다. 메이저리거 강정호는 2012년(25홈런)과 2013년(22홈런) 2년 연속 20홈런 고지에 오른 뒤 2014년 유격수로는 사상 최초로 40홈런을 폭발했다. 당시 장타율은 무려 7할3푼9리. 다수의 빅리그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1년 뒤엔 81년생 유한준이 늦깎이 성공 시나리오를 썼다. 139경기에서 타율 3할6푼2리에 23홈런 116타점에 188안타로 최다안타왕에 올랐다. 그는 시즌 뒤 4년 60억원의 FA 잭팟을 터뜨리며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들의 활약은 KBO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덕분이었다. 상대가 박병호를 거르고 주자에 신경 쓰다 보니 아무래도 실투 확률이 높았다. 과거 롯데 자이언츠가 그랬다. 3번 조성환, 5번 홍성흔이 4번 이대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에는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우뚝 선 테임즈를 보유한 NC 다이노스에서 나성범(135타점), 이호준(110타점)이 나란히 100타점을 넘겼다. 왜 강 팀의 조건 중 하나가 확실한 4번 타자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박병호가 빠져나간 내년 시즌, 넥센의 새로운 5번 타자가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는 객관적인 전력이 눈에 띄게 약해진 팀 사정상 반드시 실현됐으면 하는 부분. 최근 시무식에서 "우리의 목표는 가을야구"라고 분명히 밝힌 염경엽 넥센 감독의 바람이기도 하다. 고척돔 시대를 맞은 넥센은 외국인 타자 대니 돈과 함께 5번 타자가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야만 중위권에서 순위 싸움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선발 조상우-마무리 김세현의 파격 카드도 큰 의미가 없다.
일단 시즌 초부터 5번으로 출전할 타자는 김민성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일찌감치 서건창-대니 돈-김민성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의 구성을 마쳤다. KBO리그 최초의 200안타 주인공, 선구안이 좋고 컨택트 능력이 좋은 외국인 타자,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 기량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오른손 타자의 조합으로 공격력 극대화를 노린다.
2007년 프로에 뛰어든 김민성은 지난해 처음으로 3할을 넘겼다. 118경기에서 타율 3할3리에 16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또 홈런도 늘면서 장타율 역시 한 시즌 개인 최고인 4할6푼5리였다. 하지만 높아진 수치만큼 부상에 따른 아쉬움도 컸다. 무릎, 발목 등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순위 경쟁이 치열했던 후반기 막판에는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물론 무릎 통증을 참고 포스트시즌에 출전하기는 했다. 그러나 주루 수비가 모두 완벽하지 못했고, 팀도 두산에 패해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다. 새 신랑 김민성이 '커리어 하이'를 목표로 새 시즌을 벼루고 있는 이유다.
김민성도 최근 "지난해 규정 타석을 채웠지만 경기수가 아쉬웠다. '풀타임을 뛰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경기를 못 나가다 보니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다. 올해는 안 다치고 반드시 풀타임을 뛰겠다"고 말했다. 이어 "홈런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다. 작년 출전 경기수가 더 많았다면 20개까지는 치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며 "고척돔 변수에도 나만의 공격적인 부분을 잘 살린다면 올 시즌 20홈런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걱정보다 자신감부터 꺼냈다. 김민성은 "분명 약해진 것은 맞지만 우리 팀엔 여전히 기존 선수들과 함께 가능성을 가진 좋은 후배들이 많다. 개개인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또 다른 넥센의 팀 컬러를 갖출 수 있을 것이다. 자신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2월 화촉을 밝힌 새 신랑은 "책임감이 커졌다"면서 "더 치열하게 운동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강정호, 유한준에 이어 김민성이 3년 연속 넥센 5번 타자의 개인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지 주목된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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